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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과정 불법구금·고문 당해
작년 재심서 47년만에 무죄판결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으로 고문을 당했던 고(故) 조영래 변호사〈사진〉의 유족들에 대해 국가가 1억14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조 변호사는 1971년 12월 국가보안법 위반과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징역 1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사법연수생이었던 조 변호사와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이신범 전 의원, 심재권 의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등이 사제 폭탄을 이용해 정부 기관을 폭파하려는 '내란'을 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법원은 47년 만인 작년 재심에서 조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조 변호사는) 불법 체포돼 고문과 감금에 의해 진술했고, 진술 외의 나머지 증거를 봐도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후 조 변호사 유족들은 '중앙정보부의 위법 행위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9부(재판장 이민수)는 "(조 변호사가) 불법 구금 중 중앙정보부 사법경찰관들로부터 구타와 불리한 진술 강요 등 가혹 행위를 당했고, 변호인 조력이나 가족의 접견을 보장받지 못했다"며 "불법 행위가 일어난 시기의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조 변호사 부모와 형제, 자매들도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권 변호사 활동을 했던 조 변호사는 '전태일 평전'을 집필했으며 이 책은 당시 노동·학생 운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기고자 :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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