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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사장 만나게 해주겠다＂ ＂2심 재판장과 접촉하겠다＂
있지도 않은 靑·법원 인맥 들먹… 윤 前시장 ＂믿는다＂ 문자 보내

성(性) 착취 동영상을 만들어 판 조주빈(25)씨는 윤장현 전 광주광역시장을 상대로 모두 4차례에 걸쳐 35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조씨가 윤 전 시장에게 처음 접근한 건 작년 8월이었고 사기 행각은 작년 11월까지 이어졌다. 먼저 작년 8월 조씨는 텔레그램으로 윤 전 시장에게 "제가 정·관계 인사들을 많이 안다"면서 손석희 JTBC 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웠다고 한다. 실제 조씨는 윤 전 시장 측 인사를 손 사장과 직접 만나게 해줬다. 윤 전 시장이 신분도 명확하지 않은 조씨를 믿게 된 건 이 일이 결정적이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조씨는 손 사장과의 만남을 주선한 '알선비' 명목 등으로 윤 전 시장에게 2000만원을 받아챙겼다. 조씨는 경찰 등에서 "손 사장한테서 윤 전 시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얻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는 계속됐다. 작년 10~11월 윤 전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윤 전 시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조씨는 당시 "2심 재판장과 접촉해 재판 결과가 유리하게 나올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청와대에 있는 최 실장을 통해서 A 부장판사(재판장)의 비서관이 시장님께 전화하게 하겠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있지도 않은 청와대와 법원 인맥을 들먹인 것이다. 이때 윤 전 시장은 조씨에게 '믿는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씨 밑에 있던 공범 강훈(닉네임 '부따')씨가 A 부장판사의 비서관을 가장해 윤 전 시장에게 접근했다. 강씨는 그가 재판장과 나눴다는 문자메시지 내용을 윤 전 시장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일당이 조작한 문자였다. 윤 전 시장은 '재판장 비서관' 행세를 하던 강씨에게 500만원 봉투가 든 택배를 3번 보냈다. 강씨는 이 돈을 조씨가 사는 아파트 소화전으로 다시 배달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2심에서도 윤 전 시장에겐 유죄가 선고됐고 지난달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기고자 :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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