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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對中강경책 설계자… 중국어로 20분간 중국 비판
中소설가 루쉰 명언 인용해 반체제 인사 탄압 꼬집어

매슈 포틴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4일(현지 시각) 미 버지니아대 밀러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20분에 걸쳐 중국어로 연설하며 반체제 인사를 탄압하는 중국 당국을 비판했다. 미국 고위 관료가 중국어로 길게 연설을 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포틴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강경책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심포지엄 주제는 미·중 관계 전망이었지만 포틴저는 101년 전 일어난 중국 5·4 운동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5·4 운동은 1919년 독일이 갖고 있던 중국 산둥 지역의 이권을 열강이 일본에 넘기려 하자 중국 전역에서 일어난 반제국·민족주의 운동이다. 그는 후스(胡適) 등 당시 중국 지식인들을 예로 들며 "과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컸다"고 했다.

포틴저는 백화운동(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글을 쓰자는 운동)을 언급하며 5·4 운동이 사상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그 주인공은 평범한 일반 시민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종 전염병(코로나) 발생 사실을 외부에 알리려다 경찰 조사를 받았던 중국 우한 안과의사 고(故) 리원량(李文亮)을 5·4 운동의 정신을 실천한 인물이라고 했다. 또 중국 정부의 코로나 대처를 비판하다 가택 연금, 수사를 받고 있는 쉬장룬(許章潤) 칭화대 법대 교수, 런즈창(任志强) 전 화위안(華遠)그룹 회장을 "진실을 말하려는 인물"로 거론하며 중국 소설가 루쉰(魯迅)의 말을 인용해 "잉크로 쓴 거짓말은 피로 쓰인 진실을 감출 수 없다"고도 했다.

중국에서 5·4 운동은 한국의 3·1 운동처럼 매년 정부가 크게 기념한다. 포틴저는 중국어로 "5·4의 핵심 사상이 매번 관(官)에 의해 검열되고 왜곡돼야 하는가" "5·4 운동의 민주 열망은 다음 세기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도 했다. 중국이 자유주의에서 멀어지고 있고, 최근 옛 소련보다 더 많은 언론인을 추방했다고도 했다. 이날 연설은 포틴저가 가진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포틴저는 미 매사추세츠대에서 중국학을 전공했고,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까지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7년간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했다. 당시 취재하다 중국 공안에게 두들겨 맞은 적도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중국을 진짜 이해하지 못하고, 5·4 정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며 "중국에 대한 강렬한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고자 :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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