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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문화유산 파괴＂ 반발

국회가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만든 '의사당 준공기(竣工記)' 대리석판〈사진〉을 LED 전광판으로 교체할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국회는 지난 1일 '국회 본관 후면 LED 전광판 제작 및 설치'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국회는 입찰서에서 "국회 방문객과 직원들의 주요 동선에 있는 본관 후면의 환경 개선을 통해 국회 이미지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은 3억5000만원이다.

그러자 야권(野圈)에선 "'박정희 지우기', 한국판 '반달리즘'(문화유산 파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민주당에선 그간 준공기 석판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장엄한 의사당은 박정희 대통령의 평화 통일에 대한 포부와 민족 전당으로서의 위대한 규모를 갖추려는 영단(英斷)에 의하여…" 등 준공기 문구를 문제 삼았다. 정일권 당시 국회의장 명의로 된 준공기는 이은상 시인이 짓고, 박태준 서예가가 글씨를 썼다. "역사의 증언탑으로서 자손만대에 길이 전한다"며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시공사와 공사 기간도 기록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민주당 의원이었던 2005년 9월,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국회마저도 대통령의 포부 발현 수단이라는 유신의 의식, 의사당도 대통령 영단·시혜에 의해 건립됐다는 의식이 잠재해 있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해당 석판을 "왜곡된, 부끄러운 역사"로 언급하기도 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지난해 준공기를 조성한 정일권 전 국회의장의 '친일 전력'을 문제 삼았다.

국회는 "'역사 바로 세우기'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공간개선자문위에서 석판이 있는 출입구가 어둡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LED 전광판은 손님 환영 메시지 등 다목적으로 활용될 것이며, 준공기는 사진을 찍어 전광판에 내보낼 것"이라고 했다. "석판은 철거가 아니라 LED 전광판으로 덮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야당 관계자는 "출입구가 어두우면 조명을 늘려야지 수억원짜리 전광판을 설치하느냐"고 했다. 학계에선 "당시 국회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물로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고자 :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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