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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대학혁신지원 사업비 활용
장학금으로 환불하는 방안 논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원격 수업을 받게 된 대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대학들이 구상하던 등록금 환불 해법이 꼬여 가고 있다. 대학들이 정부 재정 지원금을 특별장학금 형태로 학생들에게 지급해 등록금 일부를 돌려주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정부가 이런 대학들 구상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교육부는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등에 "대학혁신지원 사업비를 등록금 환불 등에 쓰면 안 된다"고 했다.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 사업은 교육 여건, 재정 건전성, 혁신 전략 등을 평가해 대학 143곳에 올해 8031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교육부는 대교협에 학생들의 요구를 고려해 등록금 환불 방안을 논의하자고 했고, 대교협은 8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을 대학에서 일반 재원으로 쓸 수 있게 해주면, 이를 특별장학금 재원으로 활용해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등록금 환불을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대학 혁신에 써야 할 지원금을 등록금 환불을 위한 특별장학금으로 쓰도록 허용하면, 혁신지원사업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대교협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다. 대학들은 "정부가 코로나 사태 부담을 대학에 떠넘기고 있다"면서 등록금 환불을 놓고 학내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4·15 총선 전에는 적극적으로 등록금 환불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하고는 선거가 끝나자 발을 빼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은 연간 672만6000원으로 작년보다 1만9000원 올랐다. 계열별로는 의학(975만5000원), 예체능(774만2000원), 공학(720만4000원), 인문사회(592만8000원) 등의 순이다.

전국 대학의 70%가 온라인 원격 수업을 '1학기 전체'나 '코로나 안정기까지'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 국공립대학생연합회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본적인 수업의 질마저 보장받지 못해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교육부는 외면하고 있다"며 교육부·대학·학생 3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부산 지역 대학 13곳 총학생회 연합 등도 "계절학기나 2학기 등록금 일부를 감면하거나 특별장학금을 편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고자 :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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