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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박정희 석판' 교체키로
정부 안팎선 ＂여권발 역사공정＂

국가보훈처는 8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사진〉을 이달 중 교체한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작년부터 현충문 현판과 헌시비에 대한 교체 요구가 있었다"며 "국립묘지가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한 분들의 충의와 위훈을 기리기 위해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했다. 최근 국회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만든 의사당 준공 기념 석판을 교체하기로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총선에서 압승한 여권발 역사 공정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까지만 해도 보훈처는 '전두환 현판' 교체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전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과오와는 별개로 현판 자체가 갖는 문화재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문제의 현판과 헌시비는 1985년 대전현충원 준공을 기념해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글씨를 받아 제작한 뒤 35년째 관리해온 시설물"이라며 "전직 대통령의 역사적 기록 문화재라는 관점에서 교체에 회의적이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박삼득 처장 등 보훈처 수뇌부 역시 현판 교체 문제에 신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류는 여권의 총선 압승 이후 바뀌었다고 한다. 보훈처 내부에 '전두환 현판'을 떼자는 분위기가 급속 확산됐고, 총선 직후 바로 현판을 제거하려다가 현재는 시기를 다소 늦춘 상태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전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은 '안중근체'로 교체될 것"이라고 했다. 안중근체는 지난해 안중근 의사 순국 1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서체다.

앞서 국회는 지난 1일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만든 '의사당 준공기' 대리석판을 LED 전광판으로 교체하기로 하고 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국회는 "석판이 있는 출입구가 어둡다는 문제가 제기돼 LED로 바꾼 것일 뿐 역사 바로 세우기와는 무관하다"고 했지만, 야당은 "여권발 반달리즘(문화유산 파괴)" "박정희 지우기"라며 반발했다.

군은 작년 말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홍보용 사진을 철거하고 대신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사진을 부대 역사관에 게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