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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 대변인 '확진' 여파
백악관 코로나TF 함께 참석한 FDA·CDC 국장 2주 자가격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밀착 보좌하며 시중드는 역할을 하는 파견 군인에 이어 8일(현지 시각)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까지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백악관이 발칵 뒤집혔다.

케이티 대변인과 백악관 코로나 TF 회의를 함께한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과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전염병 대통령'으로 불리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ID) 소장은 케이티 대변인과 밀접 접촉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되, 필요할 경우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제한된 자가 격리'를 하기로 했다. 이들은 일단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코로나 대응을 총괄하는 TF 내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악관 내 코로나 확산이 미국의 코로나 대응까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부통령 보좌진 중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케이티의 감염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케이티는 그동안 검진에서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오늘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자신은 최근 케이티와 만난 적이 없지만 펜스 부통령과는 긴밀하게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직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케이티의 코로나 확진 판정이 공포인 것은 그녀가 백악관 인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케이티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강경 이민정책의 설계자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아내다. 특히 펜스 부통령이 책임지는 백악관 코로나 TF 회의에도 자주 참석하고, 기자들과도 밀접 접촉해왔다.

특히 케이티는 무증상 감염자로 이날 오전까지도 많은 백악관 보좌진과 함께 회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 때문에 이날 모든 백악관 참모에게 최대한 온라인으로 일하라는 지시가 떨어지기도 했다.

앞서 전날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보좌하며 시중을 드는 해군 병사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CNN에 따르면 트럼프의 큰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의 개인 비서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 비서는 두 달간 재택근무를 해 백악관 인사들과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과 주요 요인을 경호하는 국토안보부 소속 비밀경호국 대원 11명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야후뉴스가 보도했다. 다만 이 중 누가 최근 백악관에 근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가 9일부터 공원과 골프장의 문을 여는 등 9~10일 47주가 코로나 봉쇄 조치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이날 미국의 확진자 수는 130만명이 넘었고 사망자는 7만8700여명에 달했지만,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경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완전히 혼란스러운 재앙"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는 음성파일을 CNN이 9일 공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날 참모들과의 통화에서 "'남에게 관심 없다' 같은 생각이 우리 (미국) 정부에 작동하면서 완전히 혼란스러운 재앙이 됐다"고 했다. 사실상'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그래픽] 백악관 덮친 코로나 기고자 :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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