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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서 계정 같이 사용하자＂ 몇달치 이용료 받은 뒤 잠적
100여명이 2만원 안팎 피해

코로나 사태 이후 실내 생활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터넷으로 영화·드라마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인터넷으로 영화·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넷플릭스의 경우 월 9500원 이용료의 일반 회원으로 가입하면 TV나 스마트폰 등 1개 기기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월 1만4500원 이용료의 프리미엄 회원은 한 개 계정으로 4명이 동시에 각기 다른 기기로 이용할 수 있다. 돈을 절약할 수 있어 가족·친구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르는 사람끼리 4명을 만들어 계정을 공유하기도 한다.

취업준비생 백정민(23·대전 동구)씨는 지난 2월 한 인터넷 카페에서 "4명을 모아서 넷플릭스에 가입하자"는 강모씨의 제안에 6개월치 이용료를 그에게 송금했다. 한 달간은 무료 체험 기간이지만 강씨가 수고비까지 요구해 6개월치 이용료(8만7000원)를 4등분한 2만1750원을 한꺼번에 보냈다. 그런 뒤 며칠간 넷플릭스를 잘 이용했으나 갑자기 '계정이 해지되어 이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 알고 보니 강씨가 한 달 무료 체험 기간을 악용해 3명으로부터 돈을 받고는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기 전 계정을 해지하고 이용료를 납부하지 않은 것이다.

10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 두 곳에서만 백씨처럼 계정을 공유했다가 회원 접속이 차단됐다는 호소 글이 15건 올라와 있었다. 강씨로부터 넷플릭스 계정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까지 생겼다. 10일 현재 이 채팅방 참여 인원은 100명이다. 1인당 피해액은 2만원 안팎의 소액일지 몰라도 피해자가 100명이 넘으면 피해 금액이 200만~300만원으로 늘어난다. 넷플릭스 계정 사기범은 1인당 피해 금액이 소액이어서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까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백씨는 유사 피해가 많은 것을 확인하고 지난 3월 강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부산 남부경찰서가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