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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저널리즘토크쇼J' 출연해 언론 개혁 관련 '음모론'도 제기

조국 전(前) 법무장관 아들의 로펌 인턴 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당선자가 10일 밤 KBS '저널리즘토크쇼J'(이하 저널리즘J)에 출연해 과거 KBS '뉴스9'에서 다룬 조국 전 장관 관련 보도를 비판했다. 조국 사건과 관련된 재판 당사자이자 청와대 출신 정치인이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과 관련될 수 있는 방송 내용을 비평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KBS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성재호 KBS 기자(전 사회부장)는 11일 KBS 보도국 전용 게시판에 올린 '저널리즘J 유감'이란 글에서, "조 장관 사건의 일부 관여자로 기소됐고, 누가 보더라도 최측근인 사람을 불러 당시 조국 관련 보도를 평가하게 하는 것은 저널리즘 비평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저널리즘J는) 김경록 PB 인터뷰가 맥락을 왜곡한 보도임을 전제로 말하고 있지만, 이에 반발하는 당시 제작진 의견은 조금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해당 보도가 맥락을 왜곡했다고 낙인찍어 놓고 말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왜곡했는지 제대로 언급되지 않은 채 제작진을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경록 PB 보도를 둘러싼 논란은 작년 10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KBS 사회부 법조팀이 인터뷰 취지를 왜곡해 보도하고,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지난달 28일 열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KBS 법조팀이 발언을 왜곡했는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앵커 코멘트의 오류 등을 문제 삼아 '주의' 처분을 내렸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반면, 이날 출연자들은 "김 PB가 이야기하려던 것과 전혀 다른 맥락으로 왜곡한 채 기자가 결론을 내려 보도한 사건"(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가장 전형적인 왜곡, 인터뷰할 사람 고르고 그 사람 말 중에서 골라내 입맛에 맞는 대로 배치하고 내보내는 것"(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식의 단정적 발언을 이어갔다. 최 당선자도 "개인적으로 제일 충격받았던 보도, 언론의 출구를 어디서 찾아야 하나 절망을 느꼈다"고 했다.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그는, 패널들이 이명박 정부 시절 용산 참사가 이슈였을 때 강호순 사건 보도가 이어진 사례를 이야기할 때 "정권에 굉장히 치명적인 사건이 생길 때마다 늘 마약 사건이 터진다거나 연예인 관련 사생활 사건이 터진다거나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씨의 출연 배경에 대해 책임프로듀서인 김양순 팀장은 "이번 총선에서 언론 개혁을 공약으로 내건 유일한 당선자였기 때문에 '언론 개혁'을 주제로 한 토크에 적합한 출연자라고 생각해 섭외했다"며 "김경록 관련 발언은 사전 대본 없이 패널들이 주고받은 내용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개입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 대한 KBS 사후 심의평도 외부 모니터 의견으로 "최 당선인은 청와대에서 일했고 조국 재판과도 관련돼 있는 인물이다 보니 그가 출연한 것이 균형감 부족으로 보일 수 있었겠음"이라고 밝혀두고 있다.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언론 개혁을 주제로 다루면서 조국 사건과 연결된 전직 청와대 비서관을 출연시킨 것은 이 프로그램이 심각하게 균형감각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미디어 비평의 공정성 측면에서 이들이 주창하는 언론 개혁이 무엇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고자 :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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