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형사보상금·손해배상금 총 2억7900만원, 이 중 1억여원 사용＂
지난 달엔 ＂1년 전액 장학금 받아＂… 논란 커지자 해명 달라져
남편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많이 본 기사 1위는 딸 독주회 기사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시민당 윤미향〈사진〉 당선자 딸 A씨의 미국 유학비를 둘러싼 논란은 11일에도 이어졌다. 야당이 "미국 1년 유학 학비·생활비로 1억원까지 들어가는데 윤 당선자 남편 1년 수입이 2500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유학비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하면서다. A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음대에 재학 중이다. 이에 대해 윤 당선자는 간첩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던 남편이 이후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이 딸 유학비의 재원이었고, 이 중 현재까지 8만5000달러(약 1억404만원)를 썼다고 당에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자가 밝힌 남편의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은 총 2억7900만원이다. 남편 김모씨는 1994년 10월 이른바 '남매 간첩단' 사건으로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 "간첩 활동을 한 적이 없다"며 재심(再審)을 신청해 2017년 5월 대법원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김씨는 국가로부터 형사보상금 1억90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본인과 가족이 '간첩으로 낙인찍혀 고통받았다'는 취지로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도 냈다. 2018년 7월 서울고법은 김씨의 가족에게 국가가 89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 사건에서 피고 측인 국가가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으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윤 당선자는 이렇게 받은 돈을 2018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6학기 동안 소요된 학비(6만620달러)와 기숙사비(2만4412달러) 등 8만5000달러를 지불하는 데 썼다고 소명했다.

윤 당선자는 지난달 초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녀 유학이 논란이다'라는 질문에 "직접 1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주는 대학을 찾아서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UCLA 음대에서 1억원이 넘는 돈을 학비와 체류비로 지출한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시민당 제윤경 수석대변인은 본지 통화에서 "윤 당선자가 딸이 UCLA 음대 진학 전인 2016년, 장학금을 받아 미 일리노이주 소재 한 대학에서 공부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일리노이의 대학은 대학원 진학에 대비해 피아노 연주 등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비(非)학위 과정으로, 한 학기 학비는 6000달러 수준이었다. A씨는 이 학교를 거쳐 2018년부터 2년 과정의 UCLA 음대에 다니고 있다.

이를 두고 윤 당선자는 라디오에서 "딸의 꿈을 향해 가는 데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아빠의 배상금만이라도 내어준 건데 결국 온 천하에 이야기를 하게 하는 지금의 작태가 너무나 반인권적이구나, 폭력적이구나 하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이날 당 회의에서 윤 당선자 논란과 관련해 진상 파악을 주문한 것도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제 대변인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윤 당선자의 소명을 들은 것이고, 제기되는 의혹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 수원에서 남편 김모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언론사 홈페이지의 '가장 많이 본 기사' 1위에는 딸 A씨의 '피아노 독주회' 홍보 기사가 올랐다. 2016년 2월 작성된 이 기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독주회를 여는 A씨에 대해 썼다. A씨는 '초대의 글'에서 "친구들, 가족들 모두 열심히 힘들게 사는 중, 여러 가지 외면하고 동떨어져 이것(피아노)에만 집중하고 있는 데에서 죄스러움도…"라고 했다. 2007년 2월엔 윤 당선자 부부와 A씨가 금강산 여행을 다녀와 쓴 기행문도 올라왔다. 제목은 '백두산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길'이었다. 이를 두고 야당 일각에선 "남편이 언론사를 딸의 스펙을 만드는 데 이용한 것 아니냐"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