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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와 싸움보다 정책 경쟁이 중요… 초선 영입 경쟁

21대 국회 개원을 보름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공부 모임' 회원 모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의석 177석을 확보하면서 야당과의 싸움보다는 여당 내부의 정책·의제 선점 경쟁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모임은 주요 당내 선거를 앞두고선 모임 출신 후보의 세(勢)를 형성하는 '계파' 역할도 한다. 이 때문에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는 중진 의원들도 당내 모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지난 7일 초선 당선자 등 신입 회원 21명과 모임을 했다. 4선의 우상호 의원 등이 중심이 돼 19대 국회 때 결성된 더미래는 현 정부 들어 유은혜(교육부)·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진선미(여성가족부)·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전 장관 등 각료를 다수 배출했다. 이번 신입 회원 모집으로 회원 수가 53명으로 늘었다.

중도 성향 의원들의 경제 공부 모임인 '경국지모(경제를 공부하는 국회의원 모임)'도 초선 중심으로 회원 모집에 나섰다. 홍영표(4선), 이원욱(3선) 의원 등이 참여하는 '경국지모'는 2018년 설립 후 경제 분야 연구를 주로 해왔다. 지난달 28일엔 초선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도 열었다. 고(故) 김근태 장관 계열이 중심이 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도 회원 모집에 나섰다.

신설 모임도 나오고 있다. 이광재 당선자는 지방자치 연구 모임인 '자치와 균형'을 결성할 계획이다. 이 모임엔 전남지사를 지낸 이낙연 전 총리와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송영길 의원은 '기후변화와 그린뉴딜 정책을 연구하는 의원모임'을 공개 제안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총선에서 압도적 과반 의석을 달성하면서 의원들이 야당과의 싸움보다는 여당 내부의 정책·어젠다 경쟁이 중요하다고 보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런 모임들이 계파화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당대표 선거나 원내대표 경선 등 당내 선거에서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공부 모임이라고는 하지만 조직적 결속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더미래, 민평련 등의 표심이 모이면서 김태년 원내대표 당선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일부 중진도 당내 공부 모임 회원들을 만나거나 모임 가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서도 각종 모임이 일종의 소(小)계파로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