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院구성 협상전 벌써 막말 다툼… 김태년 ＂상임위장 표결할 수도＂
야당몫 예결·법사위 자리도 압박, 野 ＂협치없이 협력만 요구＂ 반발

여야(與野)가 21대 국회 원(院)구성 협상을 앞두고 상대방을 향해 "쌍두 뱀" "정신 감정부터 받아라"라며 험한 말로 기싸움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2일 미래통합당과 그 비례당인 미래한국당을 향해 "마치 하나의 먹이를 두고 머리끼리 아귀다툼을 하는 한 몸통 두 마리 '쌍두 뱀'처럼 국고 보조금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고 했다. 빨리 합치라는 요구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선거 끝나면 합당하겠다고 공언해놓고, 끝났다고 다른 주머니 차겠다는 그런 정치는 막장 정치"라고 했다. 한국당이 독자 교섭단체를 꾸려도 "정치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 발언에 한국당은 "국회법을 무시하겠다는 거라면 먼저 정신 감정부터 받아보라"며 반발했고, 민주당은 "막말 사과하라"며 받아쳤다. 민주당과 통합당 원내대표는 13일 만나 첫 원구성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15대 국회 이후 국회 원구성에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것은 18대 전반기의 88일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꼼수 교섭단체를 만든다면 국민과의 약속 위반인 동시에 21대 국회를 파행시키는 첫 시작"이라며 "결코 용납하지 않고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21대 국회에서 당선자 열아홉 명을 확보한 한국당이 한 명을 더 확보해 독자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국고 보조금 지원 외에, 관례상 의석수 비율에 따라 나눠 가졌던 국회 상임위원장 열여덟 자리 중 한 자리는 확보할 수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상임위원장 자리를 '표결 처리'할 수 있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의석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정하는 게 관행처럼 되어 왔는데 제대로 된 것인지 따져볼 생각"이라며 표결 처리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180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두고 표 대결에 나서면 모든 상임위원장 확보도 가능하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싹쓸이'까지 거론하며 야당을 몰아붙이는 데에는 21대 국회에서 '수의 힘'을 바탕으로 3차 추경과 고용보험 확대, 공수처 설치 등 주요 과제를 밀어붙이겠다는 계획도 깔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3차 추경을 곧바로 추진해달라.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각종 예산안·법안의 일방 처리를 위해 현재 야당이 맡고 있는 예산결산위원장과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도 "법사위 의원 한두 명의 이해관계 때문에 법이 마음에 안 들면 법사위 문턱을 넘기가 대단히 힘들었다. (권한을) 악용한 것"이라며 "야당이 계속 발목 잡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면 거기에 끌려 다닐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법적 모순점을 점검하는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도 주장하고 있다.

통합당은 "야당에 대한 기본적 배려·존중도 갖추지 못했다"며 반발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야당 원내대표가 상(喪)을 치르는 중에 원구성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시도는 도의적으로 잘못됐다"며 "아직 협상 시작도 안 했는데 예결위·법사위원장을 확보하겠다는 말이 나오는 게 이치에 맞느냐"고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에 들러리나 서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협치는 없으니 협력만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장 배분은)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야 한다"며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민주당이 지난해엔 비교섭단체 군소 정당과 '4+1' 괴물로 국회를 운영해놓고, 이제는 교섭단체와 협의를 안 한다고 한다"며 "김 원내대표가 정상적 기억 능력이 있는지 병원에 가서 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박상기 기자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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