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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에 '기상관측 장치' 있는데 코로나로 운항 줄어 정보량 급감

지난 6일 미 기상청은 일요일인 10일 마이애미를 비롯한 미 플로리다주 남부에 150㎜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당일 강수량은 6.6㎜에 그쳤다. 미국의 3~5일 단기 기상 예측 정확도는 90%를 넘는다. 워싱턴포스트는 12일 "미 기상학자들은 단기 예측이 이례적으로 크게 빗나간 배경엔 코로나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날씨 예측이 틀린 원인을 왜 코로나에서 찾는 것일까.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 여객기 운항이 크게 줄면서, 많은 여객기 동체 맨 앞에 설치된 기상관측 장치가 수집하는 기상 정보량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항공기는 정확한 운항을 위해 기수(機首·nose) 끝의 이 장치로 풍향·풍속·기압·온도 등 기체 주변 공기덩어리(air mass)의 특성을 측정한다. 그리고 이 정보는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과 영국 리딩의 중기(中期)기상예측 유럽센터 등으로 보내지고, 미 기상청과 민간 날씨 정보 회사들은 이를 컴퓨터 모델에 입력해 날씨를 예측한다. 미국 본토에서만 매년 3500대의 민간 여객기가 2억5000만건의 관측 정보를 NOAA에 제공한다. 기상위성이 제공하는 정보 다음으로 중요한 정보다.

여객기들은 전 세계에서 항시 고도(高度)를 달리해 날고, 사막·산맥 등 접근이 힘든 지역의 9~12㎞ 상공을 지나며 기상정보를 수집한다. 전 세계 900곳의 기상관측소가 이틀 간격으로 관측기구(氣球·balloons)에서 띄워 얻는 정보와는 양적·질적으로 비교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항공사들은 승객이 줄면서 현재 여객기의 51%를 띄우지 않고 있고, 운항 편수도 크게 줄였다. NOAA 측은 지난달 20일 "지금은 1000대 정도의 여객기가 관측 정보를 제공해, 정보량이 4분의 1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도 지난 7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여객기 기반 정보의 저하를 우려했다. WMO는 "코로나 이전에 매일 43개 항공사의 여객기 수천대가 80만건 이상의 기상 정보를 제공했지만, 지금은 그 양이 75~80% 줄었다"고 발표했다. 유럽 기상센터 측도 "3월 초부터 유럽 각국에 사회적 봉쇄를 시작하면서 여객기 제공 정보는 65% 줄었다"고 밝혔다. 결국 이런 여객기 제공 정보량의 감소가 지난 10일 플로리다 날씨 예측을 그르치는 데 한몫했다는 것이다.

오는 6월부터는 대서양에서 허리케인이 본격적으로 발생해, 이런 예측의 불확실성은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기상학자들은 예측 실패에서 코로나가 차지하는 정확한 비율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기고자 : 이철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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