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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울미술관 '모두의 건축'展

'건물'은 구체적이지만 '건축'은 때로 추상적이다. 설명을 위해 현란한 개념과 이론을 동원한다. 서울 남현동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다음 달 14일까지 열리는 '모두의 건축 소장품'은 구체적 사물을 통해 건축의 속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반가운 전시다.

전시가 열리는 미술관 건물은 옛 벨기에 공사관이었다. 1905년 회현동에 지어졌다가 도심이 재개발되면서 1983년 지금 자리로 옮겼다. 미술관 1층에는 이전 과정에서 나온 건축 부재(部材)를 숭례문, 법주사 대웅보전 같은 한국 전통 건축의 부재들과 나란히 전시해 동서양 건축의 차이를 드러냈다. 2013년 숭례문 복원공사 당시 제작된 잡상(지붕 모서리에 얹는 장식용 토우)이 일렬로 놓인 모습을 보면 국보 제1호의 당당한 지붕 선이 눈앞에 그려진다. 해체·이전·훼손·복원 과정에서 생산된 파편들도 한 건물이 거쳐온 시간을 말해준다.

2층은 '건축의 현장'으로 꾸몄다. 설계실, 모형실, 자료실과 같은 작업 현장을 콘셉트로 한국 현대 건축가들의 작품과 소장품을 전시했다. 반투명 제도용지 위에 세밀하게 그린 스케치, 정교한 모형, 3D 프린팅이나 BIM(3차원 설계) 같은 첨단 기법 등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실현하는 다양한 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 신청을 받는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무료. 기고자 :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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