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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식비를 직원들 함께 써

경기도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 시설인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 대해 13일부터 사흘간 특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할머니들을 위해 쓰여야 할 정부 보조금과 후원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지 않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고 말했다. 경기 광주경찰서도 후원금 횡령 혐의에 대해 나눔의집 수사를 시작했다.

나눔의집 직원 A씨는 지난 3월 10일 국민신문고에 '할머니 식대(食代)로 나온 보조금을 직원들 식대로 쓰고 있고 후원금 대부분은 건물 증축에 쓰이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나눔의집에는 지난해 기준으로 정부와 도·시비 보조금이 6억1742만원 지급됐고, 후원금은 약 30억원이 걷혔다.

제보 이후 실제 광주시가 지난달 2~3일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실사한 결과, 할머니들에게 지급된 식비를 직원들이 함께 쓴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평균 연령 95세 할머니 6명이 생활하고 있는 나눔의집에 할머니들 식비로 매년 약 2000만원을 지급한다. 끼니당 2800원 정도의 식사와 간식 비용이다. 나눔의집에서 근무하는 직원 16명이 이 비용을 함께 쓴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시설 수용 대상자에게 나간 보조금을 직원들이 함께 쓰는 것은 불법"이라며 "어떤 복지 시설도 직원들이 식비를 함께 쓰지 않는다"고 했다.

후원금의 건축비 유용 의혹에 대해 나눔의집 측은 '이것도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나눔의집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수입·지출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지출 15억원 중 가장 큰 8억3805만원이 건물 증축 비용으로 지출됐다.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은 "작년에 역사관과 생활관 증축을 했는데 여기에 들어간 비용 중 국비에서 충당하지 못한 부분을 후원금에서 쓴 것은 맞는다"면서도 "이것도 할머니들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2020년 5월 현재 나눔의집에 적립돼 있는 후원금은 65억원이다.

나눔의집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자는 취지로 불교계를 중심으로 모금운동이 일어나 1992년 10월 서울 마포구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1995년 12월 현 위치인 경기도 광주시로 옮겼다. 기고자 :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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