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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수석, 주호영 원내대표 찾아 '고용보험 시기 앞당겨 달라' 등
文대통령 4가지 요구사항 전달
朱 ＂축하보다 주문이 많으시다… 바늘허리에 실 꿰어 쓸 순 없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이 15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를 만났다. 새 원내대표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정부·여당의 각종 법안 처리를 협조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주 원내대표는 "축하하러 오신 줄 알았는데 주문이 많다" "숙성된 법안에 '찌꺼기'라는 표현은 안 쓰고 싶다"고 했다.

강 수석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들고 국회를 찾아 주 원내대표를 만났다. 강 수석은 대통령 메시지가 적힌 종이를 꺼내며 "대통령께서 부탁의 말씀을 했다"며 네 가지 요구 사항을 전했다. 강 수석은 예술인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시행 시기가 '공포 후 1년'으로 돼 있다는 말을 듣고는 절박함을 담아 시행 시기를 좀 더 앞당겨 달라는 말씀을 드리라고 하셨다"고 했다. 오는 20일 본회의에서 여야가 이 법을 통과시키기 전에 정부와 협의해 시행 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것이다.

강 수석은 이어 "(이 개정안에는) 고용보험 대상 범위에 예술인만 포함돼 있는데, 특수고용직이 일부라도 (포함이) 가능하지 않은지 마지막까지 찾아달라고 했다"고 했다. 당초 정부·여당은 예술인뿐 아니라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직과 배달원 등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고용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여야 입장 차로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를 제외한 예술인에게만 일단 고용보험을 적용토록 하는 안(案)이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나흘 만에 "나머지도 하루빨리 적용하자"고 압박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축하 오신 줄 알았는데 주문이 많으시다"고 했다. 그는 "법 하나하나가 국민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한에 쫓겨서 바늘허리에 실을 꿰어 쓸 순 없는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잘 상의해 완급을 조절하겠다"고 답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주 원내대표를 만나 비슷한 요구를 했다. 문 의장은 여야가 오는 20일 열기로 합의한 본회의를 언급하며 "묵은 찌꺼기(계류된 법안)를 한꺼번에 해산하는 문제"라며 "제 마음 같아서는 '일하는 국회법'도 통과시키며 시작했으면 한다"고 했다. 20대 국회에 계류된 법안들을 빨리 처리하자는 것이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숙성된 법안에 '찌꺼기'란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며 "숙성된 법안은 처리하는 게 맞지만 20대 국회 마지막이라 비집고 들어오는 법안이 많으면 졸속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문 의장은 "(찌꺼기 발언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2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코로나 감염증 관련 법안과 'n번방 방지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 쟁점이 없고, 시급한 민생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부·여당은 코로나 대책을 명분으로 각종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비대면 산업 육성 등 '한국판 뉴딜' 관련 중기 과제들은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입법 절차 필요 없이 시행할 수 있는 코로나 관련 지원 방안은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날 코로나19 극복 지원을 위한 '공정경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특수고용직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보수 지급 방식과 휴일 등이 명시된 표준계약서를 보급하고, 산재보험 적용 대상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고자 :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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