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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바람과 구름과 비' 내일 첫 방송… 주연 박시후·고성희
＂역술가와 옹주의 애절한 사랑, 운명 맞서는 캐릭터 기대하세요＂

"운명과 한번 싸워보거라, 그것 또한 네 운명이니." "운명 따윈 무서울 것 없지요, 제가 운명을 바꾸면 되니까."

17일 처음 방송하는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는 '대군' '간택'을 잇는 TV조선의 세 번째 사극이다. 이병주 작가가 1977년부터 1980년까지 본지에 연재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세도가 장동 김씨의 권력이 하늘을 찔렀고, 이후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가 권력을 두고 다투던 조선 말기의 이면에는 숨은 '킹메이커'가 있었다는 발상에서 시작된다.

배우 박시후〈큰 사진 왼쪽〉가 운명을 읽는 조선 최고의 역술가 '천중' 역을, 고성희〈오른쪽〉가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옹주 '봉련' 역을 맡는다. 연출을 맡은 윤상호 감독은 "역사엔 없는 허구의 인물이지만, 충분히 있었을 법한 캐릭터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애절한 사랑과 권력을 노리는 치열한 암투가 전체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커다란 바퀴다. 두 사람을 지난 14일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만났다.

고성희가 연기할 봉련은 무녀(巫女)의 딸로 태어나 운명을 내다보는 신비한 능력을 가졌지만, 그 능력이 오히려 자신의 운명을 어지럽게 하는 인물이다. "'와, 정말 멋있다' 하며 연기했어요. 속이 시원하기도 했고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운명과 맞서 싸울 힘을 가진,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죠."

고성희에겐 첫 사극 도전. 2013년 MBC 드라마 '미스코리아'로 데뷔해 MBC 퓨전 사극 '야경꾼 일지'(2014), KBS '슈츠'(2018) 등에 출연했고,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나 홀로 그대'에서 주연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와 지적인 분위기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대사 톤부터 연기 모두가 이전과 달랐다. 복식호흡을 배가 아플 정도로 힘줘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박시후로선 자신의 대표작인 '공주의 남자'(2011·KBS)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는 "사극은 너무 힘들어 '다신 못 찍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읽고 '이건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TV조선 사극 '대군'과 '간택'이 연달아 성공했는데, 이번에 그를 뛰어넘는 10%대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극 중 두 주인공은 운명의 장난으로 여러 번 엇갈리며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재회하고 나서도 신분의 벽이 이들을 가로막는다. 주인공 천중은 일평생 한 여자만 사랑하며 인생의 모든 것을 '올인'하는 순애보적 인물. 박시후에게 본인과 실제 얼마나 닮았느냐고 물었다. "진중한 성격은 비슷한 것 같기도 해요. 운명의 여인이 나타나면 온 열정을 쏟아서 사랑할 자신이 있는데… 아직은 없습니다. 나타나기만 해봐라, 하하!"

'바람과 구름과 비'는 MBC '태왕사신기'(2007), SBS '사임당 빛의 일기'(2017) 등을 연출한 윤상호 감독이 총연출을 맡았고, MBC '야경꾼 일지'로 탄탄한 필력을 인정받은 방지영 작가가 극본을 썼다. 20부작 드라마 중 이미 15회까지 촬영이 마무리돼 막바지 촬영을 앞두고 있다.

박시후는 "부여·문경·마산·담양을 돌며 두 달간 촬영하는데도 밤샘 촬영을 거의 한 적이 없다"면서 "데뷔 후 이렇게 편안하게 드라마를 찍은 것은 처음이다. 감독님의 카리스마가 놀랍다"고 했다. 계절의 변화를 담은 아름다운 화면도 관전 포인트. 눈이 쌓이고, 봄이 오고, 여름 풍경까지 이어지는 TV조선 특별 기획 '바람과 구름과 비'는 매주 토·일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된다.

기고자 : 손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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