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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18 기념식 참석후 오찬… 당내 ＂호남 지지 굳히기에 나서＂
친노 이기명, 이낙연 지지 선언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8일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21대 총선 광주·전남 지역 당선자 14명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도 광주를 찾은 뒤 따로 지도부 오찬을 한다. 그런데 지도부에 속한 일부 당선자를 뺀 광주·전남 당선자 전원이 지도부가 아닌 이 전 총리와 점심 자리를 갖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최근 호남 지역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호남 대통령론'의 당사자다.

모임을 주선한 이개호 의원은 17일 본지 통화에서 "원래 둘이 보기로 했는데 마침 지역 당선자들과 제대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사발통문을 넣었다"며 "상견례 차원에서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 측도 "광주에 내려가는 차에 자리가 마련됐다고 해서 참석한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 전 총리가 오는 8월 열리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염두에 두고 호남 지역 지지 기반을 굳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5일엔 자신이 총선 때 후원회장을 맡았던 당선자 13명과 점심식사를 했다.

이런 가운데 오랜 기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이기명 전 회장이 이날 이 전 총리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이 전 회장은 1989년부터 2003년까지 노 전 대통령 후원회를 이끈 원조 친노(親盧) 인사다.

이 전 회장은 또 친문(親文) 진영과도 교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이 전 총리가 차기 당대표 선거와 대권 레이스에서 당내 주류인 친노·친문 진영과 손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 전 회장이 이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전 총리 측은 "이 전 회장이 총선 기간 내내 서울 종로의 선거 사무소로 출퇴근하며 선거를 도왔다"고 했다.

이 전 회장은 이날 "'이 전 총리가 원조 친노·친문이 아니다' '영남·호남 갈라치기로 갈 수 있다'는 말이 있어서 노 전 대통령 후원 회장을 지낸 내가 공개 지지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당헌상 대권·당권 분리 조항에 따라 대선 1년 전인 내년 3월 사퇴해야 하는 규정에 대해 "7개월 임기를 갖고 뭐라고 하는 것은 정치공학적 계산"이라며 "(당대표에) 출마하는 게 옳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난 15일 당선자들과 모임에선 "(당대표 출마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며 먼저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민주당의 다른 당권 주자들은 이 전 총리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송영길 의원과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우원식·홍영표 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전 이 전 총리와 만날 계획"이라며 "둘 중 한 사람만 출마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부겸 전 장관을 두고는 이 전 총리와 '영남 당대표, 호남 대선후보' 구도로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김 전 장관 측은 "이 전 총리가 당대표 출마를 포기해야 가능한 그림"이라고 했다. 우 의원과 홍 의원 측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기고자 :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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