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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량 절대 부족으로 컨디션 회복조차 벅차

2019시즌 국내 여자 수영 자유형 200m 랭킹 2위였던 정현영(15·거제고현중3)은 코로나 사태로 수영장이 폐쇄되면서 한동안 쉬어야 했다. 얼마 전부터 동네 수영장이 다시 문을 연 덕분에 물살을 가르고 있다. 하지만 풀의 길이는 올림픽 규격인 50m가 아니라 25m이다. 수영장 측이 엘리트 선수들을 위해 별도의 레인을 내주고 있지만, 하루 1~2시간 정도뿐이라 스피드 훈련 같은 전문 프로그램은 엄두를 못 낸다. 아직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아 자체 수영장을 갖춘 체육고등학교나 체육대학교도 재학생 위주로 제한적 운영을 하는 실정이다.

국가대표는 어떨까. 2017 세계선수권 여자 접영 200m 4위를 했던 안세현(25)은 지난 3월 27일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 선수촌을 나와 울산 집으로 갔다. 2020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다른 종목 선수들과 함께 일종의 휴가를 받았다. 당초 지난주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최근 코로나 확산의 여파로 입촌 일정이 무기 연기됐다. 울산 지역 수영장들도 문을 닫은 상태여서 50일쯤 '강제 휴식'을 했다. 지난주에야 재개장한 수영장을 찾았다는 안세현은 "한 달 이상 수영을 안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각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현재 폐쇄 중인 '어린이 전용 수영장'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시설 관리비조로 돈을 주는 조건이다. 그나마 길이가 짧고 수심이 얕은 어린이용 풀이라 스타트나 턴 동작 연습은 어렵다. 그는 "이곳에선 워밍업 정도밖에 하지 못하지만, 마음껏 수영할 수 있는 장소를 구한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미국이나 유럽은 사실상 모든 수영장이 폐쇄된 상태다. 세계적으로 선수들의 연습량이 부족해 기록 경신 추세가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북도청 김인균 감독은 "올해는 컨디션 회복조차 선수들에게 벅찬 일이 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