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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 뇌물 받았다고 유재수 풀어준 재판부

    안영 기자 허유진 기자

    발행일 : 2020.05.23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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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21만원 대가성 인정하고도 "선의일 수 있다"며 집유 3년 선고
    법조계 "사적 친분이 감경사유? 오히려 가중 사유로 봐야" 비판

    금융위 국장 시절 금융업체 대표 등 4명에게서 4956만원어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유재수〈사진〉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2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손주철)는 이날 유 전 부시장이 받은 돈 가운데 4221만원에 대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는 뇌물로 인정하면서도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법조계에선 "고위공직자 비리 척결을 위해 공수처까지 만든 마당에 뇌물액에 비해 형량이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재판부는 유 전 부시장이 금융 업계 인사들에게서 받은 오피스텔 사용 대금, 항공권 비용, 골프채, 채무 면제액 등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유 전 부시장의 아들이 받은 인턴십 기회와 수표 200만원, 부하 직원이 받은 과일 선물 등 '제3자 뇌물'은 청탁이 있었다는 근거가 약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量刑) 이유'에 대해 "반복적으로 뇌물을 수수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작지 않다"면서도 "사적인 친분이 (뇌물) 수수의 큰 이유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별 뇌물 액수가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선의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다고 생각할 여지가 전혀 없지 않다"고 했다. 유 전 부시장이 초범이란 점도 들었다.

    이에 대해 현직 검사장은 "사적 친분 관계를 양형 감경 사유로 삼은 것은 보다 보다 처음 본다"며 "뇌물을 아는 사람한테 받지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받느냐. 뇌물 공여자들은 친분을 가장한다"고 했다. 한 변호사는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들과의 친분은 감경 사유가 아닌 가중 사유"라고, 형사법을 전공한 교수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도덕 기준이 어떻게 높아졌는지 판사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현직 판사는 "뇌물죄 양형이 세져서 1000만원 뇌물수수도 6개월~2년 실형이 나오는 경향"이라며 "뇌물수수액 3000만~5000만원은 기본 양형이 3~5년이고, 받은 금품액이 4000만원이 넘는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유 전 부시장 혐의에 대해 "전형적인 탐관오리의 모습"이라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반면 유 전 부시장 측은 받은 금품들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부인해 왔다. 양측 모두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 전 부시장 비위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조국 전 법무장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에 대한 재판도 서울중앙지법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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