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정수기 설계 결함으로 냉수 탱크에서 중금속 가루가 발견됐던 웅진코웨이에 대해 법원이 1심을 뒤집고 소비자 227명에게 1인당 100만원의 손해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문제는 2015년 7월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은색 금속 가루가 떨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면서 문제가 촉발됐다. 코웨이 조사 결과, 정수기 부품인 증발기에서 니켈 도금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냉수 탱크에선 세계보건기구(WHO) 평생 음용 권고치보다 높은 니켈이 나왔다. 당시 코웨이는 이미 판매·임대된 정수기 증발기에 플라스틱 덮개를 씌우면서 "기능 향상을 위한 조치"라고만 했다.

하지만 2016년 7월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고 민·관 합동조사에서 '한뼘 얼음정수기' 등 3개 모델 일부에서 니켈 박리가 확인됐다. 코웨이는 해당 모델을 리콜하고 환불조치했으나 그 제품들을 대여받거나 구입해 사용했던 소비자 233명은 1인당 3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소송을 낸 사람들의 정수기에서 실제로 니켈 박리가 일어났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웅진코웨이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 15부(재판장 이숙연)는 "니켈 박리는 정수기의 핵심적 기능과 설계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이를 소비자들에게 알려 계약을 해지하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는 취지로 1심을 뒤집었다. 그에 따라 정수기를 사용했지만 계약자가 아닌 6명에게는 배상이 인정되지 않았다. 또한 이 판결은 동일한 정수기들을 대여받거나 구매했던 사람에게 일괄 적용되진 않는데 국내에는 소비자 집단소송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기고자 : 양은경 기자
본문자수 : 812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