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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사용 방침서 선회
미국의 反中노선 참여

보리스 존슨〈사진〉 영국 총리가 영국 내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의 참여를 배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당초 영국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화웨이의 5G 사업 참여를 허용했지만, 이를 번복하겠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슨은 최근 "화웨이가 영국의 5G 구축 사업에 개입할 여지를 '제로(zero)'로 만들라"고 실무진에 지시했다. 지난 1월 정보 유출 가능성이 적은 비핵심 분야에서 화웨이가 최대 35%의 점유율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방침을 뒤엎는 것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 10일부터 나흘간 미국에서 G7(주요 7국) 정상 회의를 갖자고 제안한 후, 영·미 양국 정부가 협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은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데 동맹국들이 힘을 모아달라며 촉구하고 있고, 영국은 미국의 요구에 적극 화답하는 모양새다. 트럼프는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다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압박해왔다. 파이브 아이즈란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영어권 5국의 군사 정보 공동체를 말한다.

영국 언론들은 여당인 보수당 주류가 그동안 중국에 우호적인 입장이었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이들이 반중(反中) 성향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 사태를 활용해 경제적 이득을 얻고 대외적인 힘을 확대하려 한다며 거부감을 표시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지난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홍콩국가보안법 상정을 강행하자, 영국은 바로 호주·캐나다와 함께 이에 반대하는 3국 공동 성명을 내놓았다.

영국은 브렉시트(EU 탈퇴) 이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라 미국의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 미국은 영국의 1위 교역 상대국이고 중국은 5위다. 기고자 :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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