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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받은 최문순 강원지사, 기부 대신 소비

"재난지원금 받으면 탈모 치료제를 꼭 사고 싶었어요."

최문순〈사진〉 강원지사가 25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죽림동 중앙시장 인근의 한 약국을 찾았다. 최 지사는 약사에게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하죠"라고 물은 뒤 탈모 치료제를 달라고 했다. 최 지사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가리키며 "탈모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하자 약국을 찾은 시민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탈모를 최대한 지연시켜 줄 겁니다"라는 약사의 말에 최 지사는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강원상품권으로 계산하며 "효과 있으면 또 한 번 들르겠다"는 말을 남겼다.

최 강원지사가 이날 춘천 중앙시장을 찾은 것은 재난지원금을 재래시장에서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최 지사는 소양동복지센터를 직접 찾아 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60만원의 강원상품권을 받았다. 최 지사는 중앙시장에서 모자와 신발 등 36만원어치 물품을 샀다. 이날 캠페인은 춘천 중앙시장과 동부시장, 후평시장 등에서 이뤄졌고 김성호 행정부지사와 우병렬 경제부지사 등 도청 공무원 500여 명이 동참했다.

최 지사의 전통 시장 방문은 자신의 약속을 지키는 의미도 있다. 지난 13일 최 지사는 강원경제인연합회 등과 함께 재난지원금을 기부하지 말고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했다. '1호 기부자' 문재인 대통령을 시작으로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중앙 부처 수장에 이어 민간 기업까지 떠밀리듯 지원금을 기부하는 '관제 기부'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전통 시장을 찾아 전액 사용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최 지사는 이날 "남은 24만원도 지역 복지 단체에 물품 구매를 통한 기부로 소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 다른 지자체들도 재난지원금 소비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강원도는 26일 속초를 시작으로 다음 달까지 도내 모든 시·군에서 같은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최 지사는 "모든 도민이 재난지원금을 기부하지 말고 지역 경기 회복을 위해 펑펑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고자 : 춘천=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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