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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해양 지킴이' 김용규·문수정
다이빙 도중 오염된 물 속을 본 뒤 3년전 이사해 동해로 뛰어들어
＂텀블러 사용 등 각자 작은 실천을＂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잖아요."

지난달 공개된 동아제약 박카스 광고 속에서 '이 넓은 바다가 그런다고 회복할까요?'라는 질문에 김용규(40)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김씨는 아내 문수정(36)씨와 함께 2016년부터 바다 환경 정화 프로젝트와 워크숍·강연 등을 진행하는 회사 '오션카인드'를 세우고 바다 쓰레기를 치우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직접 바다에 들어가 물속 쓰레기를 수거하는 그들의 모습을 담은 박카스 광고에 "감동받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김용규·문수정 부부를 강릉에서 만났다. 부부는 "취미로 즐기던 스쿠버다이빙이 해양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라고 했다. 사진작가·디자인 작가로 직장 생활을 하던 그들은 다이빙을 취미로 즐기다 매력에 빠져 다이빙 강사로 전직(轉職)했다.

이때 바닷속에서 버려진 낚시 그물이나 비닐장갑 손가락 부분에 끼여 빠져나오지 못하는 물고기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힌 거북이 같은 해외 사례는 많이 봤지만, 똑같은 일이 우리 바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남편 김씨)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뜯어먹는 바다 생물이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온다니…. 더 이상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죠."(아내 문씨)

부부는 2017년 바다 환경 정화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강릉으로 이사했다. 환경보호를 하자고 직장을 포기하는 게 어렵지 않았느냐고 묻자 "오랫동안 공감대가 있던 일이라 괜찮았다"고 했다. 문씨는 "회사를 잠시 쉬던 중 제주도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는데, 데이트를 항상 오름에 오르거나 바다에 가서 했다"며 "우리는 그때부터 자연 속에서 사는 게 행복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부부는 다이빙 장비를 메고 바다에 들어가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과 해변의 쓰레기를 줍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다이빙은 허가된 장소에서 약속된 시간에만 할 수 있고 날씨 제약도 커 한 달에 두 번 남짓 한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강릉 비치 클린 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시민들과 해변 쓰레기를 수거한 뒤, 모인 쓰레기를 분류하고 종류별로 수(數)를 세는 활동이다. 김씨는 "어떤 쓰레기가 많이 버려지고 환경을 오염시키는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며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한 작은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프로젝트를 쉬고 있다.

부부는 수거한 쓰레기를 모아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김씨는 "오늘은 이곳에서 이런 쓰레기들이 나왔다고 기록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진이 올라갈 때마다 "오늘도 감사하다" "동참하고 싶다"는 댓글들이 달린다.

"저희의 활동에 동참하고 싶다고 멀리 여기까지 올 필요가 없습니다. 상인은 비닐봉지를 나눠주지 말고, 직장인은 커피 살 때 텀블러를 쓰는 것처럼 각자 작은 실천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고자 : 강릉=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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