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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세력, 기득권 집단으로 변해… 정의연 사태는 아주 위험한 징조"

    최연진 기자

    발행일 : 2020.05.28 / 종합 A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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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사회학자 한상진 교수 "내부비판도 권력 도전으로 간주"

    진보 사회학자인 한상진〈사진〉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중민재단) 이사장 겸 서울대 명예교수가 27일 "진보 세력이 국가 권력 중심적인 가치관에 포섭되면 '진보'라는 것은 결국 하나의 구호에 그친다"며 "국가 권력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집단 또는 기성 체제로 변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진보가 과거엔 시민사회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지만 기득권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자 논란에 대해서도 "일종의 권력 지상주의"라며 "권력을 지향하기 위해 내부에서 나오는 비판조차도 수용하지 않는 독선적 모습"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이날 중민재단이 주최한 '한국 사회의 새로운 변동양상' 행사와 본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과거 진보는 시민사회를 대변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며 "정부의 과실(過失)이 생기면 보수 못지않게 비판적 의견을 냈다"고 했다. 그런데 "'촛불 혁명'부터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진보라고 표방한 시민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었다"고 했다. "국가 권력을 하나의 수단으로 삼아 재벌, 노동 문제 등 개혁을 추진하려 하면서 기득권화했다"고도 했다. 한 교수는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위원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정책 자문 역할을 했던 진보 성향 학자다.

    한 교수는 윤 당선자 논란에 대해 "아주 위험한 징조"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를 비교적 잘 극복하면서 진보 세력이 '내가 옳다'는 자기 확신을 갖게 됐다"며 "그렇다 보니 정의연 사태와 같은 일이 터졌을 때 비판을 제기하는 세력을 무조건 '적' '친일'로 규정하고, 내부 비판마저도 '권력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보수 진영이 진보의 '기득권화'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 성향 시민이 기득권으로 자리를 옮아가면서 과거 이들이 대변했던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보수 성향 시민들이 대체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보수 성향 시민과 달리 보수 정치권은 하나도 준비가 안 돼 있다"며 "과거의 낡은 보수 체질을 떠나 시민사회와 함께 가는 새로운 보수 지형을 만들지 못한다면 야권의 미래는 어둡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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