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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따볼 대신 빠다볼… 초보감독 김남일 '달콤 리더십'

    주형식 기자

    발행일 : 2020.05.28 / 스포츠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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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태하면 무조건 뺀다'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권위는 내세우지 않아
    선수들 지원에도 힘써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김남일(43) 감독은 올 시즌부터 국내프로축구(K리그1) 성남FC 지휘봉을 잡았다. 데뷔전에서 광주를 눌렀고, 이어진 인천·강원과 잇달아 비겼다. 스스로를 '초보 감독'이라고 표현하지만 1승2무로 출발이 좋다. 그러나 김 감독은 최근 전화 통화에서 "선수 시절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부담이 더 큰 건 감독 자리인 것 같다"고 힘들었던 시즌 초반 소감을 털어놨다.

    김 감독의 인기는 선수 시절 못지않다. 벌써 별명이 여러 개 생겼다. 많은 팬이 그를 '저승사자'라 부른다. 그는 경기하는 날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팀 색깔인 검은색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선다. 팬들은 "강렬한 눈빛을 내뿜는 검은색 차림의 김 감독을 카메라가 비출 때마다 축구가 아닌 한 편의 누아르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고 했다.

    팬들은 김 감독의 축구를 '빠다(버터)볼'이라 부른다. 감독 취임 당시 "빠따(몽둥이)가 아닌 버터 감독으로 달콤하고 맛있는 축구를 하겠다"고 말한 것에서 비롯됐다. 김 감독은 2018러시아월드컵 대표팀 코치 시절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를 지적하면서 "마음 같아서는 들어가서 빠따라도 들고 싶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팬들에게 달콤하고 기분 좋은 축구 맛을 보게 하려면,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자기 능력의 120%를 쏟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나태한 기색을 보이는 선수는 이름, 실력과 관계없이 무조건 빼겠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대신 김 감독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지난 17일 인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편안한 휴식을 위해 경기 하루 전날만이라도 호텔 숙소를 잡아달라"며 구단에 요청해 결국 실현했다. 과거 같았으면 당일치기로 왔다 갔다 했을 거리였다.

    성남은 전체 열두 팀 중 경기당 평균 슈팅이 2위(12.3개)지만 득점은 6위(1.0)에 그쳤다. 공격 횟수에 비해 떨어지는 골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

    31일 서울 원정을 시작으로 대구(6월7일), 울산(13일) 등 강팀들과의 맞대결이 줄줄이 이어진다. 시즌 목표로 삼은 상위 스플릿(1~6위) 생존을 위해 이들과의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따내야 한다.

    "아직 팀에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아요. 위기는 언제든지 찾아올 겁니다. 하지만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면, 반드시 선수들은 보답한다'고 배웠어요."

    김 감독은 "롤 모델인 히딩크, 이회택 감독처럼 신뢰로 선수단을 이끌겠다"며 "나보다 선수들이 훨씬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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