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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업주 최소 징역3년' 산재처벌법 만들자는데…

    곽래건 기자

    발행일 : 2020.05.28 / 사회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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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노총·참여연대 등 136개 단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본부 결성
    사망 사고 사업주 최소 3년 징역, 기업들 "김용균법도 있는데…"
    처벌 강해졌지만 산재 사망 증가, 전문가 "예방보다 처벌, 효과 의문"

    '산업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는 최소 3년 이상 징역형이나 5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27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발족한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운동본부'가 주장하는 법의 핵심 내용이다.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이란 근로자 사망 사고가 났을 때 사업주와 기업, 공무원을 처벌하는 특별법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 일반 이용자가 죽거나 다쳐도 사업주는 처벌을 받는다. 2017년 4월 고(故) 노회찬 의원이 발의했지만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고, 최근 노동계를 중심으로 법안 추진 움직임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사고에 대한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한 새 산업안전보건법(일명 '김용균법')이 올해 1월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 반년도 안 돼 처벌을 더 강화하는 법안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추가적인 처벌 강화만으로 실제 사고를 줄일 수 있겠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근로자 사망하면 사업주·대표이사 3년 이상 징역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은 근로자 사망 사고가 났을 때 사업주와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특별법이다. 이른바 '김용균법'보다도 처벌 수위를 높이고 대상을 넓혔다. 김용균법은 근로자를 사망하게 한 경우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반면, 중대재해기업 처벌법은 사망 사고의 경우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3년 이상 징역이나 5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사업주를 비롯해 대표이사 등 경영 책임자도 처벌하고, 다중이용시설에서 일반 이용자가 죽거나 다쳐도 운영자를 처벌하는 등 처벌 범위도 대폭 넓혔다. 법인에도 10억원 이하 벌금을 물리고, 전년도 수입의 10% 이내에서 벌금을 더 부과할 수도 있다.

    ◇136개 단체 가세해 법 도입 주장 본격화

    이날 발족한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운동본부'엔 민노총과 참여연대를 포함해 민변, (세월호) 4·16연대,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민중공동행동, 노동건강연대, 국제민주연대, 정의평화위원회, 두레생협연합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녹색당 등 136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참여 단체로 이름을 올렸다.

    민노총은 운동본부 발족과는 별개로 서울 국회 앞에서 법 제정을 요구하며 다음 달 10일까지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한국노총도 지난 26일 고용노동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과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위한 포럼'을 열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에 대해 "당연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방보다 처벌 위주로 감소 효과 있을지는 논란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김용균법이 시행되면 사망 사고를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고용부가 잠정 집계한 올해 1~4월 산재 사망자 수는 315명으로 지난해 1~4월(321명)과 비슷하다. 그나마 4월 29일 발생한 이천 화재 사고 사망자 38명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로, 이를 반영하면 사망자 수는 10%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처벌 강화만으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반박도 나온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사망 사고가 났을 때 정부가 내리는 작업 중지 명령으로 인한 매출 손실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의 처벌 수위가 낮다고 보기 어렵다"며 "감독 당국의 전문성을 높여 사업장의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는 등 산재 예방 시스템의 수준을 높이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시장 분석 등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챙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사고가 생겼다는 이유로 무조건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과하다"고 말했다.

    [표] 이중·삼중으로 놓인 산업재해 처벌법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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