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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최저임금·법인세 인하' 인기 없는 정책 제안하는 독일 여당

    발행일 : 2020.05.29 / 여론/독자 A3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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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여당인 기민·기사당 연합이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최저임금 동결·인하,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한 정책 제안서를 마련했다. '독일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이란 이름의 제안은 소득세·법인세에 추가 부가하는 통일연대세 폐지, 일일 최대 근로시간 제한 폐지 등도 담고 있다. 기업의 위기 탈출을 돕기 위해 인건비·세금 부담을 덜어주고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행정부가 이 제안을 채택하느냐와는 별개로 여당이 최저임금 인하 같은 인기 없는 정책을 제안하는 정치 문화는 독일이 왜 모범적인 선진국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독일의 최저임금 제도는 5년 전 도입돼 역사가 짧다. 2015년 시간당 8.5유로로 시작해 현재 시간당 9.35유로다. 5년간 인상률이 10%에 불과한데도 여당이 더 내리자는 주장을 내놓는다. 반면 한국에선 최저임금이 3년 새 33%나 올라 온갖 역효과가 속출하는데도 여당은 방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주 52시간제도 부작용이 심각하지만 국회가 보완 입법안을 처리하지 않아 문제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총선에서 여당을 밀어준 노동계는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해고 금지 법제화 등 값비싼 청구서를 속속 내밀고 있다. 민노총 요구로 노사정 협상 창구가 마련됐지만, 정부는 원칙적인 고통 분담만 강조할 뿐 노동계의 양보를 끌어내 합의를 도출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여당은 아무리 경제에 악영향을 줘도 표에 도움되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 속도를 좌우할 기업 구조 조정 방식에 대해서도 독일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독일 정부는 국적 항공사 루프트한자를 살리기 위해 90억유로(약 12조2800억원)의 긴급 자금을 대출해 주면서 지분 20%를 정부가 인수하되 의결권 행사는 하지 않고 2023년 말까지 지분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루프트한자에 배당과 임원 보너스 지급 중단, 직원 급여 삭감 등을 요구하면서도 고용 유지 조건은 달지 않았다. 반면 우리 정부는 항공사에 지분 인수를 전제로 자금 지원을 해주면서 해고 금지를 요구하고, 의결권 행사나 지분 매각 일정에 대해선 모호한 태도를 취해 기업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독일이나 한국이나 위기 진화를 위해 정부가 재정지출을 대폭 늘리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다른 것은 '코로나 이후'의 청사진이다. 독일처럼 산업 생태계를 부활시키고 경쟁력을 복원하려는 계획이 한국 정부에선 보이지 않는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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