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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국채 적극 매입" 돈풀어 경기부양 예고

    김은정 기자 이기훈 기자

    발행일 : 2020.05.29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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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 한은, 22년만에 역성장 전망
    수출·소비·투자 트리플 부진 심각… 한은 "내년 V자 회복 힘들어"
    美中 갈등 심화, 코로나 장기화땐 성장률 -1.8%로 추락 전망도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0.2%)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이것도 2분기(4~6월) 안에, 그러니까 다음 달까지 국내외에서 코로나가 어느 정도 잡혀 경제활동이 재개된다는 가정하에 내린 예상치였다. 그러나 코로나 기세가 3분기(7~9월)까지도 잡히지 않는 비관적 상황이 온다면 성장률은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코로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면에서도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갈등, 브라질·아르헨티나·터키 등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 등 우울한 변수가 수두룩하다.

    금리를 내릴 수 있는 만큼 내린 한은은 정부가 찍어내는 적자 국채를 사들이는 등의 새로운 경기 부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차 추경에 따라 국고채 발행 규모가 추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규모 국고채 발행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필요시 국고채 매입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경 등을 통한 재정정책으로 경기 진작에 나선 데 이어, 한국은행도 국고채 매입으로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소비·투자·수출 '트리플 마이너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예상한 것은 경제의 3대 축인 수출과 소비, 투자가 모두 코로나 사태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은 4월 -24.3%, 5월 -20.3% 등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부진이 지속돼 연간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 수출품을 주로 사주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 경제가 큰 폭으로 역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불황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민간 소비도 전년 대비 1.4%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덕분에 소폭(1.5%) 늘어나겠지만, 건설투자 전망(-2.2%)은 암울하다.

    코로나발(發) 경기 둔화에 국제유가 하락 등이 겹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저성장에 저물가 상태가 지속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할 상황까지 온 것이다.

    한국은행은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2%대인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수준에 비춰볼 때 높은 수치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0.2%라는 걸 감안하면 그 반등 속도가 아주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소위 말하는 'V자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도 "올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대 성장률이나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한은, 국고채 매입 등 양적완화 나서나

    이날 한은이 새로 정한 기준금리 0.5%는 사실상 제로 금리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로선 외국인 투자자의 급격한 자본 유출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내릴 수 있는 기준금리 하한선(실효하한)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실효하한은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에 따라 가변적이지만, 이번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그 수준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금리를 더 내린다면 실효하한도 달라져 우리도 더 내릴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금리를 내릴 만큼 다 내렸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실상 마지막 금리 인하 카드까지 소진한 한국은행은 이제 금리 이외의 다른 정책 수단을 고민하고 있다. 국고채 매입 등 발권력을 동원해 정부가 발행하는 적자 국채를 사주는 방법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주열 총재는 이런 양적완화 계획에 대해 확답하진 않았지만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 3차 추경 등을 감안할 때 정부가 발행할 적자국채는 10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로 경기·고용 여건이 급격히 악화돼 디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면서 "한은이 양적 완화(국채를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 활용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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