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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드리크 오 디지털부 장관 ＂바이러스 확산 막아야＂ 설득

"스톱코비드(Stopcovid)는 평화로울 때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아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걸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 27일 프랑스 하원에 출석한 한국계 세드리크 오(38·한국명 오영택·사진) 디지털부 장관은 열변을 토했다. 스톱코비드라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추적 앱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의회 표결을 앞두고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프랑스에서는 스톱코비드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붙었다. 세드리크는 주무 장관으로서 스톱코비드의 개발을 독려하고 동시에 의회와 국민 설득에도 앞장섰다. 이날 하원에서 찬성 338명 대 반대 215명으로 스톱코비드 사용이 가결됐고, 이튿날 상원에서도 찬성 189명 대 반대 129명으로 통과됐다. 이달 내내 프랑스 언론은 스톱코비드를 추진한 주역으로서 세드리크를 집중 조명했다.

세드리크는 1970년대 후반 프랑스에 유학 온 오영석(72) 카이스트 초빙교수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에는 군인이 되고 싶어 했다. 외증조부가 샤를 드골 전 대통령과 프랑스 육사 동기였다. 아버지로부터는 이순신·계백 장군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하지만 시력이 나빠 사관학교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경영학 분야 명문 그랑제콜(소수 정예 고등교육기관)인 HEC를 졸업했다.

2015년 마크롱의 최측근이 된 세드리크는 2017년 마크롱 대선 캠프의 자금 총책을 맡았고, 작년 3월 디지털 장관이 되기 이전에 2년은 엘리제궁에서 디지털 보좌관으로 마크롱을 보필했다.

세드리크는 작년 본지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말없이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근면한 나의 한국인으로서의 특성이 강점을 발휘하는 셈"이라고 했다. 작년 10월 한국을 찾았을 때 세드리크는 강화도에 있는 전망대를 방문해 아버지 오씨로부터 대대로 황해도 벽성군에서 살아온 조상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세드리크의 여동생 델핀(35)은 2017년부터 2년간 프랑스 하원 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유엔여성포럼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남매가 모두 프랑스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델핀은 지난 3월 아버지 오씨가 입원하자 서울에 날아와 3주간 아버지 곁을 지켰다. 당시 세드리크는 델핀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이 자가 격리 대상자를 어떻게 모바일로 추적하는지 자세히 묻기도 했다. 기고자 :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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