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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의 맛과 섬] (24) 지속 가능한 미식의 날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발행일 : 2020.07.01 / 여론/독자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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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18일은 '지속 가능한 미식의 날'이었다. 2016년 12월 21일 UN 총회에서 정한 기념일이다. 미식(美食)이란 '맛난 음식이나 그것을 먹는 행위'를 말한다. 미식은 1835년 프랑스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에는 '가스트로노미(gastronomy)'라는 용어로 처음 등재됐다. 또 음식과 문화의 관계,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대하는 것, 특정 지역 조리 방식 등을 기록하고 연구하는 것 등을 '미식학'이라고 한다. 꼭 맞는 우리말을 찾기는 어렵지만 맥락으로 보면 '음식의 인문학'이라 할 수 있다. 이탈리아 파르마에는 국제슬로푸드협회가 2004년 개교하여 운영하는 미식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s)도 있다〈사진〉. 이런 음식을 찾아 여행하는 미식 애호가를 '가스트로노마드(gastronomade)'라고 한다.

    시푸드(해산물)에서 미식을 생각하면, '지속 가능한 어업'이 먼저 떠오른다. 바닷물고기가 온전하게 자라려면 최소한의 유전체와 개체 수가 있어야 한다. 동해의 명태가 이를 잘 보여준다. 자유롭게 알을 낳고 수정하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또 이를 존중하며 어업 활동을 하는 어민과 어촌이 지속돼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면 미식이 가능할까. 이는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어민이 포획한 해산물을 그 가치에 공감하며 구입하는 소비자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요즘 소비자를 공동생산자라 한다. 이때 미식은 최소한의 필요충분조건이 완성된다. 지속 가능한 미식은 이렇게 자연과 인간, 생산자와 소비자, 조리사와 소비자가 네트워크를 이뤄야 가능하다. 슬로푸드에서는 해산물을 둘러싼 이러한 네트워크를 '슬로피시'라고 말한다. 슬로피시는 남획과 혼획이 난무하는 그물이 아니라 바다와 어민과 소비자를 살리는 그물을 만드는 운동이다.

    지속 가능한 미식이란 이렇게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공존하고 공생하는 그물로 차린 밥상이다. 미식은 혀끝에서 이루어지는 본능이 아니라 학습과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어린이의 미각 교육이 중요하다. 좋은 음식은 어린이에게 먹여야 한다.
    기고자 : 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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