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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불공정에 분노하는데… 휴가 규정만 따지는 與

    양승식 기자

    발행일 : 2020.09.17 / 종합 A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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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 "보좌관 통해 민원… 일반 병사는 상상도 못할 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방부는 16일 또다시 추미애 장관 아들 군(軍) 청탁 문제를 감싸며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군 안팎과 시민들은 이러한 정부·여당의 주장이 이번 문제의 본질과 어긋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군을 다녀오거나 현재 복무 중인 젊은이들이 명백히 "불공정하다"고 느끼는데, 그에 대한 언급은 없이 '합법'이라고만 감싸고도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추 장관 아들 청탁 문제가 재조명된 건 동년배인 당직병 현모씨의 양심 고백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아무나 할 수 없는 불공정한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고, 이를 누군가 불공정하다고 느낀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추 장관 아들 23일간의 휴가 곳곳에는 '편법'과 '청탁'을 의심할 정황이 나온다. 첫째 의구심은 2017년 6월 14일 서씨의 1차 휴가 마지막 날 일어났다. 검찰 등에 따르면 당시 추 장관 보좌관은 서씨 부대의 지원장교인 A 대위와 통화를 했다. 뒤이어 추 장관 부부라는 사람이 국방부 민원실을 통해 민원을 했다. 여권은 추 장관 부부의 민원을 '미담'이라고 하고 있다. 당시 집권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 부부가 직접 민원실에 전화를 걸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민원실이건, 서씨의 부대건 서씨가 추 장관의 아들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대목"이라고 했다. 당시 서씨 부대 지원반장은 보좌관과 추 장관 부부의 민원 직후 서씨와의 통화에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으셨는데 다음부터는 직접 물어봐 주고 의문점을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일반 병사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국회 보좌관을 통한 상급 부대 민원과 지원반장의 친절한 응대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2차 병가가 전화로 연장됐는데 서씨는 병가 시작 6일 만에야 서류를 늑장 제출했다. 6월 21일에는 추 장관 보좌관이 또다시 서씨 부대 지원 장교와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서씨의 개인 휴가는 '미복귀 논란' 속에서도 연장됐다. 당직병이었던 현씨는 당시 상황에 의아한 점이 많았다고 언론 등을 통해 증언했다. 현씨는 복귀일인 25일까지 서씨가 부대에 복귀하지 않아 전화를 했더니 30분 뒤 육군본부 마크를 단 대위가 찾아와 '휴가 처리'를 지시했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일반 병사의 휴가를 위해 직속상관도 아닌 '잘 모르는 대위'가 나타났다는 건 병사들의 상식과는 어긋나는 일"이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다른 병사들도 전화로 휴가가 연장됐다"고 하지만, 서씨와 같은 사례는 상당히 드물다. 특히 카투사에서 병가를 사용하다 바로 전화를 통해 연가를 사용한 경우는 2017년 이후 서씨 단 한 명뿐이었다.

    군에서는 이런 서씨의 휴가 연장이 평범한 병사들과 비교해 볼 때 여러 가지로 비상식적이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 군 관계자는 "최근엔 부대에서 일을 하다 손가락이 잘린 병사조차 병가 연장을 위해 서울에서 강원도 부대까지 다녀온 적이 있었다"고 했다. 진료 목적으로 병가를 나갔지만 실질 진료일만 병가로 연장돼 나머지는 개인 휴가 처리를 했다는 병사도 있었다. 이 대부분은 같은 규정을 서씨와 다르게 적용받아온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가 군 조직의 지나친 경직성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런 맥락에서 군도 예전과는 다르다며 "카카오톡 등으로도 (휴가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했다. 실제로 부대관리훈령 65조와 육군 병영생활규정 111조에는 '전화·전보 등'으로 부대장에게 휴가 연장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군의 규정은 '최악의 경우 이럴 수 있다'는 것이지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규정을 관대하게 해석하기 시작하면 일선 부대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그래픽] 추미애 장관 아들 서씨 휴가 의혹
    기고자 :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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