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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원앙 살고 있는 태릉골프장 보존해야

    박인규 前 서울시공원녹지관리사업소장·자연환경관리기술사

    발행일 : 2020.09.17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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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정부는 태릉골프장에 1만 가구 규모의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골프장 인근 태릉은 조선 제11대 왕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의 능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골프장 일대는 녹색 오픈 스페이스로서 환경적 가치가 큰 곳이다. 서울 녹지축의 중심 북악산에서부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태릉, 검암산, 동구릉으로 이어지고 중랑천, 한강의 수경축으로 연결되는 요지다.

    태릉골프장을 개발하면 이런 생태·경관적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첫째, 야생동물의 이동 통로가 단절되고 동식물 서식지가 사라지게 된다. 2019년 동국대 생태계서비스연구소 오충현 교수팀이 실시한 '경춘선숲길 생물상 모니터링 조사'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태릉골프장 연못에서 발견되었다. 또 인근 육군사관학교 등에는 멸종위기종 2급인 새호리기를 비롯, 서울시보호종으로 지정된 물총새, 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꾀꼬리, 박새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둘째, 바람길이 차단되고 미세 먼지 증가 등 기후 교란이 일어나게 된다. 태릉골프장은 북서울 지역의 대표적인 오픈 스페이스로 도시의 열섬 현상(도심 기온이 주변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막아주고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도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것이다. 서울은 세계 어느 도시 못지않게 역사성이 깊고, 한가운데로 한강이 흐르고 남북으로 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천혜의 도시이다. 서울도 런던·파리 등 세계적 도시같이 도시 생태·경관을 유지하기 위해 무분별한 건축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기고자 : 박인규 前 서울시공원녹지관리사업소장·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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