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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위기의 中 테크 굴기

    김홍수 논설위원

    발행일 : 2020.09.17 / 여론/독자 A3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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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시대별 패권 국가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한 비율을 추산한 적이 있다. 로마제국, 중국 봉건 왕조, 대영제국 등으로 이어진 역대 패권국의 비율은 최대 30%선으로 추정됐다. 그 다음 패권국 미국은 단위가 달랐다. 2차 대전으로 유럽이 쑥대밭이 된 여파로 1950년대 미국의 세계 생산 비율은 50%선을 웃돌았다.

    ▶미국의 산업국가 도약은 기술 훔치기로 시작됐다. 18세기 산업 패권국 영국은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기술자들의 해외여행까지 금지했지만, 21세 청년 새뮤얼 슬레이터가 방직기 설계도를 몽땅 암기한 채 미국으로 가는 걸 막지는 못했다. 전 세계 면화의 75%를 생산하던 미국은 곧 면방직 산업 최강자로 부상했다. 이후 헨리 포드, 록펠러 등 천재 기업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자동차·철강 등 주요 산업을 석권했다. 2차 대전 여파로 영국 파운드화가 흔들리는 틈을 타 금융 패권국 자리도 빼앗았다. 

    ▶1970년대 들어 2차 대전 패전국들이 부활하면서 미국의 산업 패권도 위기를 맞는다. 자동차, 철강, 전자 산업에서 일본, 독일에 밀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금융 패권을 활용해 경쟁자들을 찍어 누르는 해법을 선택했다.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대비 엔화와 마르크화 가치를 억지로 2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시간을 번 미국은 인터넷 혁명을 주도하며 경제 패러다임을 새로 짜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미국이 일찍이 경험한 적이 없는 강적이다. 엄청난 중국 국내 시장 규모 때문이다. 세계 생산 비율(16%) 면에서 미국(24%)을 바짝 뒤쫓으면서, 인공지능(AI), 자율 주행차, 핀테크 등 데이터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에서 미국에 덤비고 있다. 중국 중심으로 글로벌 분업망을 재편하고, 위안화, 암호 화폐를 앞세워 달러 패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만이 아니라 민주당도 중국을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본다.

    ▶패권 경쟁엔 논리와 법, 체면과 예의는 씨도 먹히지 않는다. 힘 대 힘의 적나라한 충돌이다. 트럼프는 반도체를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보고 집중 공격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 독점 기업인 영국계 ARM을 미국 기업이 인수하게 하고, 네덜란드 정부에 압력을 가해 극자외선(EUV)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도 차단했다. 한국도 연간 10조원의 수출 감소 피해를 보게 됐다. 하지만 한국으로선 득이 되는 측면도 있다. 덩샤오핑의 '도광양회(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라)'를 무시하고 '중화굴기'를 선언한 시진핑의 중국이 너무나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기고자 : 김홍수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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