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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갇힌 아이는 마지막 순간에도 계모를 엄마라 불렀다

    김석모 기자

    발행일 : 2020.09.17 / 사회 A1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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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숨지게한 계모 1심 22년형

    9세 아이를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계모에 대해 법원이 살인죄를 인정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채대원)는 16일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여·41)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천안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동거남의 아들인 B(9)군을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여행 가방에 7시간 넘게 가뒀다. A씨는 낮 12시쯤 B군을 가로 50㎝, 세로 71.5㎝, 폭 29㎝ 크기 여행 가방에 3시간 정도 가뒀다가 아이가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오후 3시 20분쯤 더 작은 여행 가방(가로 44㎝, 세로 60㎝, 폭 24㎝)에 옮겨 가뒀다.

    B군은 가방 안에서 "숨을 쉬기 힘들다"고 호소했지만 A씨는 가방에 올라가 수차례 뛰기까지 했다. A씨는 B군의 반응이 없자 40분간 방치하다 오후 7시 25분쯤 119에 신고했다.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B군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틀 후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숨을 거뒀다. 검찰은 여행 가방 위에서 뛴 A씨의 몸무게(73㎏)와 중력가속도 등을 감안하면 가방에 갇혀 있던 B군에게는 최대 160㎏의 압력이 가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가방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목격자인 자녀의 진술에 따라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마지막 순간에도 (A씨를) 엄마라고 부르며 고통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재판장을 맡은 채대원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다 한때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채 판사는 "학교 교사에 따르면 피해자는 밝은 아이"라면서 "피고인의 잦은 학대로 피해자는 말수가 줄어들고 얼굴에 그늘이 졌다"고 말했다. 채 판사는 또 "피고인의 자녀들도 이 사건의 행위에 함께 가담하고 목격함에 따라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 부분 역시 피고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피해자의 인격과 생명을 철저히 경시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자신의 자녀들과 다투는 B군에게 불만을 갖고 학대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고자 : 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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