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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공모주 '엔비티' 32억 조달에 7조원 몰려 4400대 1 경쟁률

대기업들이 연초부터 잇달아 상장(IPO)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상장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가뿐히 넘어서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SK·한화·카카오 등 대기업 계열사들뿐 아니라 게임 회사 크래프톤 등 유망주로 꼽히는 IT 기업들도 증시 데뷔를 준비 중이다. 흥국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올해는 연초부터 평년 대비 많은 기업이 수요 예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연간 공모 금액이 사상 최대인 약 7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지난해 SK바이오팜·빅히트 등으로 이어졌던 대어급(통상 공모 규모 1조원 이상)을 뛰어넘는, 3조~4조원대 규모의 상장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상장 시장의 첫 테이프는 모바일 포인트 플랫폼인 엔비티가 지난 13일 화려하게 끊었다. 일반 투자자 청약 경쟁률이 역대 최고인 4397대1로 집계됐다. 이전 기록은 지난해 상장한 이루다의 3040대1이었다. 엔비티가 원래 일반 투자자에게서 조달하려던 규모는 32억원이었는데 청약 증거금이 7조원 가까이 몰리며 흥행 몰이를 했다. 21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시장엔 이미 '헤비급' 기업들이 대거 대기 중이다. SK 계열사 중엔 SK바이오사이언스·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이고, 이른바 '카카오 3형제'라 불리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회사로 기업 가치가 3조~4조원에 달하리라고 평가받는다.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지점 하나 없이 회원 1200만명을 모으며 '공룡' 은행들을 위협하는 속도로 성장하는 금융 강자다.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최소 10조원, 크게는 40조원까지로도 평가한다. 이 밖에도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을 떼어낸 LG에너지솔루션, 화학·방산 기업인 한화종합화학 등도 상장 주관 증권사를 선정하고 규모 및 시기를 가늠 중이다.

한국의 상장 시장은 2018년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상장사 수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70개를 넘어서고 있고, 올해는 약 77개가 예상된다.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더 빠르게 성장해 2019년 3조5000억원, 2020년 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업계는 약 8조원까지도 전망한다. 지난해는 신규 상장 주식의 수익률도 좋았다. 새로 상장한 주식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이 61%였다.

'증시 새내기'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히 높아진 상태지만 전문가들은 "신규 상장사에 투자하면 무조건 대박 난다는 지나친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고 경고한다. 최종경 연구원은 "지난해 높은 수익률이 올해까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게다가 지난해 SK바이오팜부터 시작된 높은 기대수익률이 카카오게임즈·빅히트로 이어지며 다소 내려간 상황이어서 올해 공모 참여 때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상장 시장의 열기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도 지난해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상장 최대 규모 기록 및 수익률을 달성했고, 올해 연초에도 그 기세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선구매·후지불(BNPL) 서비스 회사인 '어펌'은 지난 13일 나스닥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98% 급등했다.

[그래픽] 올해 한국 증시에 상장될 예정인 주요 기업들 기고자 :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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