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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제공한 혐의(뇌물, 국고 손실 등)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게 국정원장 몫으로 배정된 특수활동비 6억원을 건넨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병기 전 국정원장(8억원 제공)은 징역 3년을, 이병호 전 국정원장(21억원 제공)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현재 구속 중인 남 전 원장을 제외하고 불구속 재판 중인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은 따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이번 선고 형량은 이들이 항소심에서 받은 형량(2년~2년 6개월)에 비해 무거웠다. 작년 1월 대법원이 1·2심에서 무죄 판단이 나왔던 일부 국고 손실 및 뇌물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며 하급심 판단을 파기한 결과였다.

1심은 세 명의 전직 국정원장이 건넨 특수활동비가 박 전 대통령의 요구·지시에 따른 것이지 대가를 바라고 준 뇌물이 아니라고 봤다. 다만 정해진 용도대로 돈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국고 손실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2심은 국정원장은 '회계 관계 직원'으로 볼 수 없어 회계 관계 직원이 국고를 빼돌릴 때 성립하는 국고 손실 혐의는 무죄를 선고하고, 횡령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2심에서 무죄가 난 뇌물·국고 손실 일부를 유죄로 봐야 한다고 2심 선고를 깼고, 이 판단을 반영해 이날 파기환송심 결과가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