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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압수수색에도 못찾아
＂李에게 공문서 조작뿐 아니라 은닉 혐의도 적용 가능＂ 관측

2019년 3월 김학의 전 차관 긴급출금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가 법무부 출입국 당국에 제출했던 '가짜' 출금 서류들 원본(原本)이 사라진 상태인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2019년 4월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의 일부를 수사했던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물론,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 역시 해당 공문서 원본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규원 검사는 23일 0시 8분 긴급출국금지 요청서 사진을, 같은 날 오전 7시 1분에 긴급출금 승인요청서 사진을 출입국 당국에 휴대전화로 발송했다. 후자는 긴급출금을 한 뒤 사후 승인을 받기 위해 제출하는 행정서류로 차규근 출입국·외국인본부장이 최종 승인했다. 이규원 검사는 먼저 제출한 출금요청서에는 김 전 차관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서울중앙지검의 사건 번호를, 승인요청서에는 서울 동부지검장이 승인하지도 않은 동부지검 내사 번호를 적어 넣었다. 두 서류 모두 기관장 관인(官印)이 없었다. 당시 출금요청서를 전달받은 출입국 공무원은 동료들과의 카톡방에서 "양식도, 관인도 어뜩(어떡)하죠"라며 당황했다. 또한 승인요청서는 23일 1시 53분, 2시 22분 중앙지검 사건번호가 적혔다가 7시 1분 동부지검 내사 번호가 적힌 최종본이 접수됐다.

이 사건 공익신고인은 이런 과정이 불법 출금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정황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당연히 있어야 할 이 서류들은 대검 진상조사단 조사기록에 첨부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조사단 기록을 넘겨받아 김 전 차관을 수사했던 '김학의 수사단' 관계자는 "출금은 신병에 관한 중요 조치여서 당연히 기록에 남겨야 하는데 출금 서류는 물론, 이 검사가 출금 조치를 했다는 수사보고서도 없었다"고 했다.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도 지난달 법무부와 이 검사의 사무실,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서류 원본을 못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은 23일까지 이 검사를 세 차례 소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에 대해선 공문서 조작뿐 아니라 '공문서 은닉' 관련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공무원이 공무 수행 과정에서 작성한 서류를 파기하거나 숨기면 형법의 '공용서류 등 무효죄'에 해당한다. 이 검사는 2019년 3월 말 진상조사단 활동 종료 후에도 기록을 정리한다는 이유로 소속청에 복귀하지 않고 한 달가랑 더 조사단에 출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이 검사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