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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대출자들 직격탄 우려

저금리 잔치가 끝나고 금리가 오르면 '영끌(빚을 영혼까지 끌어모음)'한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사상 최저 수준인 저금리에 기대서 부동산과 주식에 '빚투(빚내서 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금리가 오를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빚더미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자가 1%포인트만 올라도 국내 은행에 빚을 지고 있는 가계의 이자 부담은 6조원이나 늘어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44조5000억원 증가한 1630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 폭(44조5000억원)도 사상 최대였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10조원으로 4분기에만 20조원 늘어났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도 4분기에만 24조원 증가했다. 금융 당국이 신용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증가액은 작년 3분기(22억원)보다도 늘어난 것이다.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합친 가계신용 잔액도 1726조91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작년 11월 가계대출 추가 규제가 나왔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한국의 시중 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2일 1.02%로 작년 4월 28일(1.033%)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작년 5월부터 0.5%로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상환 능력을 넘어서서 무리한 빚을 낸 대출자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변동금리로 3억원(2.5% 이자)을 빌렸다면, 기준금리가 0.5%포인트만 상승해도 1년에 내야 할 이자 부담이 75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150만원 늘어난다. 작년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율은 69.4% 수준이다. 은행 대출 잔액이 850조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경우 이자 부담은 3조원 증가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