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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커제 九단

〈제11보〉(106~120)=장고(長考) 대국은 마라톤을 닮았다. 기나긴 경기 시간이 그렇고, 페이스 조절 능력이 순위로 직결된다는 점도 흡사하다. 첫판 때 1인당 3시간짜리 국제 결승을 처음 치른 뒤 신민준은 "시간을 너무 의식했다"며 후회했었다. 이 시점 신민준의 잔여 시간은 25분. 1시간 남은 커제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있는 것은 과감한 레이스 덕분이다.

▲는 상하 흑의 연결을 노리는 맥점. 이 수가 놓인 뒤 검토실 기사들은 모두 참고도의 진행을 예상하고 있었다. 12까지 타협인데, 이것이라면 어느 한쪽의 우열을 단정 짓기 어려운 장기전이다. 106은 흑의 제안을 뿌리친 수. 백세가 두터운 지역이므로 특기인 공격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막판에 몰린 쪽이 던져온 과감한 승부수에 오히려 흑이 멈칫한다.

112까지는 외길. 114에 이르니 바둑이 갑자기 전면전 양상을 띠기 시작한다. 115는 하변 백집 파괴를 너무 의식한 과수로, '가'로 뛰는 것이 실전보다 훨씬 안전했다는 결론이다. 116 급소 일격이 기분 좋다. 하지만 달아나는 흑 못지않게 추격하는 백이 모험 길에 접어든 것도 분명하다. 120까지 기호지세(騎虎之勢)의 공격. 반상 중앙을 가로지른 대형 흑 곤마의 운명은?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3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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