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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먼·에이호 교수 '튜링상' 수상

사람의 말을 컴퓨터가 알아듣을 수 있도록 번역해주는 프로그램 '컴파일러'를 발명한 노(老)과학자들이 컴퓨터학계 최고 권위의 튜링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제컴퓨터학회는 지난 31일(현지 시각) "올해 튜링상은 제프리 울먼(78·왼쪽)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와 알프레드 에이호(79·오른쪽) 컬럼비아대 교수에게 돌아간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상금 100만달러(약 11억2700만원)를 나눠갖게 된다. 튜링상은 2차대전 당시 첨단 계산기를 발명해 독일군 암호 체계를 풀어내고 연합군의 승리에 기여한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을 기념하기 위해 1966년 제정된 상으로 '컴퓨터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미국 출신의 울먼 교수와 캐나다 출신 에이호 교수는 1963년 미국 프린스턴대 대학원에서 처음 만났고, 뉴욕 벨연구소에서 컴파일러를 발명했다. 컴파일러는 C나 포트란, 코볼 등 사람이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도록 바꿔준다. 문자와 숫자로 돼 있는 프로그램이 컴파일러를 거치면 0과 1의 디지털 신호로 변환된다. 뉴욕타임스는 "50년이 넘는 컴퓨터의 역사에서 컴파일러의 발명은 더 많은 사람들이 PC, 노트북, 스마트폰, 차량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응용 프로그램(앱)을 구동하거나, 자동차 전자장치가 정해진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도 모두 컴파일러의 역할이다. 두 사람은 이후 후학들과 함께 컴퓨터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을 개척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산업의 토대를 마련했고, 양자의 움직임을 데이터 이동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미래 컴퓨터인 양자컴퓨터 개발을 이끌기도 했다.

1997년 울먼 교수의 연구실 대학원생 두 사람이 검색 엔진을 개발했다. 당시 최고의 검색엔진이던 알타비스타나 야후보다 뛰어난 성능의 이 검색엔진을 본 울먼은 학생들에게 "성공하지 못하면 언제든 돌아와서 박사과정을 마쳐도 좋다"며 창업을 독려했다.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라는 이름의 두 학생이 스탠퍼드대 인근에 세운 스타트업 '구글'은 오늘날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이 됐다. 기고자 : 박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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