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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부터 명품 시계·가구까지… 사용했던 물건 파는 매장들 늘어

2일 서울 여의도 '더 현대 서울' 백화점 지하 2층 중고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 매장엔 투명 비닐로 싸인 운동화 300여종이 진열돼 있었다. 새 상품이 아닌 누군가 한 번 구매했던 제품들이다. 매장 종업원에게 가격을 묻자 "신발 아래 QR코드 스티커를 읽으면 가격이 나온다"며 "가격은 시세를 반영해 일주일 단위로 변경된다"고 설명했다. 이 매장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거나 인기 있는 운동화를 재판매(리셀)하는 일종의 중고 매장이다.

신상품도 철 지나면 내놓지 않는 백화점들이 중고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운동화부터 고가구, 명품 시계까지 다른 사람이 구매했거나 사용하던 물건을 진열해 파는 매장들이 속속 백화점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중고 운동화 외에 중고 시계, 중고 가구 매장도 열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지난달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에 중고 신발 브랜드 '스태디엄 굿즈' 매장을 열었다. 뉴욕에서 한정판 운동화를 되파는 매장으로 유명한 브랜드로 나이키 에어조던 운동화 등을 50만~200만원대에 판다. "직접 신발을 신어보고 살 수 있다"는 소식에 해외 직구로 운동화를 구하던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백화점들이 중고 시장에 뛰어드는 건 중고 시장이 연간 20조원에 이를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중고차를 제외해도 15조원 규모가 될 정도다. 갤러리아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가짜 상품이나 사기 등 중고 거래의 위험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며 "한정판 제품을 사고파는 리셀 매장에는 특히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몰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고 거래 시장 진출이 기존 유통 업체에는 득보다는 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용 이력이나 모조품 여부를 명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데다가 사기 거래 등도 많아 자칫 기업 신뢰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 거래 시장의 경우 아직 개인 간 거래가 대부분"이라며 "기업이 수익을 낼 만한 시스템을 만들기 어렵고 반품·교환·AS가 쉽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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