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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 펴낸 여행 유튜버 김옥선·김수인씨

'더티(Dirty)'와 '그래쓰(Grass)'. 김옥선(26·왼쪽)과 김수인(27·오른쪽)은 그렇게 불린다. 두 사람은 '직업여행가'다. 기업 협찬으로 유튜브 영상에 PPL(제품 협찬)을 노출해 경비는 물론 수익까지 올린다. 지난달 25일 그 여행기를 담은 책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상상출판)가 출간됐다. 당일 '사고'가 터졌다. 오후 2시 인터넷 서점에 깔리고 '2분' 만에 1쇄 4000권이 품절된 것이다. 4월 1일 현재 10쇄 2만권이 팔려나가 인터넷교보, 예스24, 알라딘 등 인터넷 서점 종합 1위를 기록했다.

두 사람은 2016년 서울 영등포 헬스장에서 만났다. 헬스장에서 경품을 걸고 다이어트 대회를 열었다. "어느 날 그래쓰가 태국산 코코넛 과자를 주더라. 나중에 보니 다이어트 포기하게 만들려고 줬단다."(더티 옥선씨) 대회는 포기. 둘은 친구가 됐다.

어느 날 수인씨가 멜버른행 티켓을 내밀었다. 함께 떠났다. 촬영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 트렌드에 맞았다. 대박이 났다. 영상을 사겠다는 기업들이 나타났다. 태국에 가서 영상을 찍어 올렸다. 망했다.

"1년만 고생해보고 관두자고 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1년 만에 영국계 화장품회사 러시(LUSH) 공모전에서 대상을 탔다. 상품은 인턴 입사. 회사에서 관행에 따라 자기네 상품명으로 별명을 붙여줬다. '더티'와 '그래쓰'다. 이후 여행은 직업이 됐다. 시베리아 횡단열차(2017년 1월)가 시작이었고 인도 바라나시(2020년 2월)가 끝이었다.

유튜브 '청춘여락'에는 동영상 299건이 올라와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조회 수 267만회, '인도 열차'는 220만회. 친구를 미국 가자고 속여 백두산으로 끌고 간 영상은 186만회다. 구독자는 58만명이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덮쳤다. 그래서 옥선씨가 책을 썼다. "구독자들한테 책 낸다고 소문을 냈는데 사주셨다." 코로나가 막은 여행을 대리 경험하겠다는 욕구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책에는 아름다운 인연과 함께 더럽고 치사한 변태가 난무하는 잡상이 나온다. 20대 여자들의 아픈 경험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기록돼 있다. 구매 독자 62.5%가 20대 여성('알라딘' 통계)이다. 그 사이 옥선씨는 작가, 수인씨는 가수가 됐다. "유튜버라고 하면 어른들 표정이 이상했다. 지금은 수긍한다. 이게 세상이지 뭐." 기고자 : 박종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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