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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정규리그 1위 이끈 주역

"제가 신인 때 한 번 나간 이후로는 챔피언전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어요. 이번에 챔프전에 올라간다면 뼈가 부러져도 뛴다는 각오로 나서려고요. 정말 우승하고 싶습니다."

남자프로농구 전주 KCC의 송교창(25·198cm)은 올 시즌 강력한 정규리그 MVP 후보다. KCC의 'KC(교창)'로 불리는 그는 경기 평균 15.5점, 6.3리바운드, 2.2어시스트로 팀을 이끌고 있다. 득점은 국내 선수 2위, 외국인까지 포함하면 6위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KCC는 지난달 30일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KCC의 정규리그 우승은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이었다.

5년 전 루키였던 송교창은 당시 오리온과 벌인 챔프전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당시 오리온 소속이던 최진수(현대모비스)가 4차전 막판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에서 덩크슛을 꽂자, 송교창은 5차전 때 승리가 거의 확정된 종료 3초 전 덩크슛으로 되갚았다. 당시 2승4패로 준우승하며 아쉬움을 삼켰던 그는 "멋모르고 뛰던 시절이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눈앞에서 놓친 우승 반지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다"고 했다.

◇'얼리 드래프티'의 희망

송교창은 7일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국내 프로농구 사상 최초 고졸 출신 MVP의 영예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삼일상고를 졸업한 2015년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KCC 지명을 받은 지 여섯 시즌 만에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다. 당시 2005년 SK 한상웅(미국 롱비치폴리고) 이후 10년 만에 대학을 마치지 않고 프로에 도전하는 선수였던 그는 "프로에서 깨지면서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 과감히 도전했다"고 말했다. 송교창은 두 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부터 평균 32분을 뛰며 주전으로 도약했고, 지난 2019-2020시즌엔 시즌 베스트5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그는 국내리그에서 가장 빠른 4번(파워포워드)으로 통한다. 골밑에서 공을 잡고 단숨에 상대 골밑까지 돌진해 점수를 뽑아내는 스피드가 발군이다. KCC는 올 시즌 송교창을 앞세운 속공 득점이 10.8점으로 리그 2위(1위는 11.0의 SK)다. 송교창은 "어린 시절 야구를 접고 농구를 택한 것도 빠르고 쫄깃한 매력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키가 작은 편인 KCC에서 리바운더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재능보다 성실함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전창진 KCC 감독은 "감독 생활을 오래 했지만 농구에 대한 집념이 송교창보다 강한 선수를 본 적이 없다"며 "5개 기술을 가진 선수가 7, 8개를 가지려고 연습하는 것은 봤어도 이미 10개를 지닌 선수가 한두 개를 더 가지려 노력하는 일은 드문데, 송교창이 딱 그런 선수"라고 말했다. KCC 관계자는 "선수들이 야식으로 피자와 치킨을 즐길 때도 송교창은 어머니가 싸준 감을 꺼내 먹을 정도로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고 말했다.

◇"10구단이 모두 탐내는 선수"

KCC는 올 시즌 몇 차례 고비를 겪었다. 특히 무릎을 다친 외국인 선수 타일러 데이비스가 지난달 치료를 미국에서 받겠다며 팀을 떠났을 때가 가장 큰 위기였다. "(이) 정현이 형과 (라)건아를 중심으로 선수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똘똘 뭉쳤습니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게 정규리그 1위로 이어진 것 같아요."

새로 KCC에 합류한 KBL 13년차 베테랑 애런 헤인즈(199cm)는 송교창에겐 좋은 '롤 모델'이다. 그는 "헤인즈가 워낙 농구를 영리하게 하는 선수라 배울 점이 많다"며 "체격이나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해 따라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일찍 프로에 들어온 덕분에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갖춘다. 전창진 감독은 "워낙 성실하고 잘하는 선수라 10구단이 모두 송교창을 노릴 것"이라고 했다. "KCC에서 오래 뛰면서 우승 반지도 여러 개 끼고 싶다"는 송교창은 일단 올 시즌 성큼 다가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저희가 다른 팀에 비해 훈련량 많은 건 유명하잖아요. 그 땀방울을 믿는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 늘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시는 전주 홈 팬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꼭 안겨 드리겠습니다." 기고자 : 장민석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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