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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공약 숫자 채우는데 동원

무분별한 공공기관 신설도 문제지만, 기존의 공공기관이 직원 수를 늘리는 것도 방만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공공기관 340곳의 임직원(무기계약직, 비정규직 포함) 숫자는 43만610명이었다. 전년 말(40만9982명)보다 2만명 넘게 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 말과 비교하면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총 8만5000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철밥통'으로 인식되는 공공기관 직원 수가 현 정부 들어 25%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는 증가율이 5%로, 2018년(7.5%)과 2019년(6.5%)과 비교해 약간 낮아지긴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민간 일자리가 급감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박근혜 정부 시절엔 공공기관 임직원 수 증가율이 연평균 2.5% 수준이었다.

공공기관들의 몸집이 비대해지고 있는 것은 '공공 부문 중심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을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창구로 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00점 만점인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55점이 부여된 경영관리 부문에는 16개 세부항목이 있는데, 이 중 '일자리 창출'이 7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직원을 많이 뽑거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으면 기관 평가가 좋아져 임원 임기가 보장되고 임직원이 성과급을 더 많이 받는 시스템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7년 7월부터 작년 말까지 3년 반 동안 공공기관 비정규직 10만701명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공공기관의 총인건비는 현 정부 이전인 2016년 22조9500억원에서 2020년 30조3000억원으로 32% 늘었다.

그러나 비정규직 제로화 등과 같은 무리한 일자리 창출 정책 여파로 주요 공기업들이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결국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정규직의 묻지 마 정규직 전환 등은 끝까지 지속되긴 힘들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신규 채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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