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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에 위선·무능도 써선안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7 보궐선거 투표 독려 현수막에 '내로남불' '위선' '무능'이라는 낱말을 써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내로남불, 위선, 무능이 특정 정당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투표 독려 현수막에 '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깁니다' '투표가 위선을 이깁니다' '투표가 무능을 이깁니다'라는 세 가지 문안을 써도 되는지 선관위에 문의했으나 선관위는 안 된다고 답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쉽게 유추할 수 있는 표현은 투표 독려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조수진 대변인은 "민주당이 내로남불 정당임을 인정한 선관위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얼마 전 '거짓말하는 일꾼, 투표로 걸러내자'는 민주당의 문의에 대해서도 불가 판정을 내렸다"며 "지난 총선 때에도 '민생 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 '100년 친일 청산, 투표로 심판하자' 등은 투표 권유 현수막으로 허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작년 총선에서 '100년 친일(親日) 청산 투표로 심판하자' 문구를 허용했다가, 본투표 이틀 전에야 다시 불허했었다. 당시 민주당은 '이번 총선은 한일전'이라는 취지로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있었다. 애초에 선관위는 친일 청산 현수막을 허락한 이유로 "100년은 보편적으로 긴 기간인 까닭에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유추할 수 없다"고 했었다.

반대로 당시 야당 측이 쓰려던 '민생 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라는 문구는 현 정권을 연상하게 한다면서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민주당은 사전 투표가 끝날 때까지 서울 동작구 등지에서 합법적으로 '친일 청산·적폐 청산' 현수막을 내걸었다. 야당 반발이 거세지자 선관위는 작년 4월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일선에서 일부 혼란이 발생했다"면서 '친일 청산' '민생 파탄'을 모두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선관위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도 편향적 모습을 보여왔다.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시민단체 캠페인을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제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미 유권자가 선거 실시 사유를 잘 알고 있다"는 이유였다.

선관위는 또 친여(親與)성향 교통방송(TBS)의 '일(1)합시다' 캠페인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선거 구호를 연상하게 하는 '합시다 사전선거' 현수막도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합시다'와 '합니다'는 다른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선관위는 직원 3170명의 업무 관련 소송 지원 목적으로 책임보험 가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공무와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당했을 때 손해배상금·변호사비의 일정 부분은 보전해주는 보험 상품이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뿐만 아니라 이번 재·보궐선거도 적용 대상이다.

[표] 선관위 불공정 논란 사례 기고자 :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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