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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22세 타와타나낏,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 우승

300야드 넘는 장타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며 미 LPGA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태국의 신인 패티 타와타나낏(22)이 "안녕하세요, 저는 패티입니다~"라고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의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 깜짝 놀랐다. 그러곤 영어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삼계탕과 떡볶이며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본다고 했다. 그동안 네 차례 한국을 찾았고, 미국에서 생활하면서도 노예림, 제니퍼 송 등 한국 친구, 언니들과 한국 음식 먹는 게 취미라고 했다. 이번 대회에도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먹으며 힘을 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 그와 줌(zoom)으로 화상 인터뷰를 했다. 우승 세리머니로 18번 홀 연못에 시원하게 뛰어들었던 그는 옷 위에 하얀 목욕 타월을 걸친 채 방긋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타와타나낏은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3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310만달러)에서 나흘 동안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그녀는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로 4타를 줄여 18언더파 270타를 쳤다. 이날 10타를 줄이며 코스 레코드 타이인 62타를 친 리디아 고(16언더파 272타)를 2타 차이로 제쳤다. 김세영이 공동 3위(11언더파), 박인비와 고진영이 공동 7위(10언더파)였다.

우즈 보며 골프 스타 꿈꿔

미국의 골프 채널은 '우즈에게 영감을 받은 타와타나낏이 우즈처럼 메이저 챔피언에 합류했다'고 했고, LPGA 홈페이지는 '차세대 수퍼스타의 도착(The arrival of Golf's next superstar)'이라고 표현했다. 태국 방콕 출신인 그는 "여덟 살 때 TV에서 우승한 우즈가 주먹을 앞뒤로 흔드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에게 '나도 하고 싶다'고 졸라 골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태국인인 우즈는 태국에서 각별한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하던 당시 나이와 같은 22세의 타와타나낏은 1984년 줄리 잉크스터(미국) 이후 37년 만에 첫 ANA 인스퍼레이션 신인 챔피언에 올랐다. 타와타나낏은 지난해 LPGA 정규 투어에 데뷔했으나 2020시즌이 코로나 사태로 파행을 겪으면서 올 시즌에도 신인 신분을 유지한다.

타와타나낏은 이번 대회 평균 323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날렸다. 3라운드에선 360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PGA 투어에서 장타 신드롬을 일으킨 브라이슨 디섐보에게 견줘 '여자 디섐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 수치를 믿기 어려워 LPGA 투어에 문의하자 "페어웨이가 직선으로 뻗어 있는 2번 홀과 3번 홀에서 계측했고, 정확성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약간의 내리막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250~260야드 지점에 있는 둔덕 내리막에 맞으면 비거리가 더 나온다는 설명이 따랐다.

타와타나낏에게 진짜 300야드 넘게 때릴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드라이버 헤드 스피드가 약 105마일 정도 나오고, 공이 떠서 날아가는 캐리 거리는 260야드 정도 된다. 그런데 진짜 맘먹고 때리면 300야드 가까운 거리가 나온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두려움 없이 공격적으로 치는 게(stay aggressive) 내 장타의 비결"이라고 했다.

타와타나낏은 168cm의 키와 탄탄한 하체에서 힘 있게 공을 친다. 그러면서도 스윙 때 몸이 움직이는 순서가 완벽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타와타나낏은 "무리해서 공을 멀리 보내려고 하지 않으니 오히려 비거리가 늘고 공도 똑바로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장타 못지않게 정교한 쇼트게임 능력까지 갖춰 이날 몇 차례 보기 위기를 넘기며 끝까지 선두를 지켜냈다.

타와타나낏은 골프에 재능을 보여 어렸을 때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갔다. 프로 전향하기 전 2년간 다녔던 UCLA에서 7차례 우승했고, 2019년 LPGA 2부 투어에서 3승을 올렸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하면서 국내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다. 기고자 :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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