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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원받는 공중파 방송 TBS, 편파보도 비판 일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기간 TBS 등 일부 공중파 방송들이 노골적으로 친여(親與) 편향 보도를 하고 있다고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이 방송들이 야당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보도를 근거로 야당 후보를 공격하는 식으로 여당의 '네거티브전(戰)'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TBS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공장'에는 5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의 제보자 5명이 출연했다. 방송은 오·박 후보나 국민의힘 측 반론 없이 약 90분 동안 이들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날 오전 오 후보 관련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취소한 서울 내곡동 생태탕 식당 주인 모자(母子)도 방송에 출연해 "오 후보가 2005년 처가 소유 내곡동 땅 측량 현장 인근에 들렀다" "하얀 면바지에 멋진 페라가모 로퍼가 생각난다"라고 주장했다.

2015년 부산 엘시티(LCT) 분양 업무에 관여했다는 한 인사도 출연해 '박형준 후보가 특혜 분양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박 후보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부산 수영구에서 유재중 전 새누리당 의원과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거짓 성추문 폭로를 교사했다는 의혹의 제보자도 등장했다. 이 제보자는 "박 후보 측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방송 내용을 토대로 야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내곡동 땅 스캔들과 관련됐다는 결정적 증언이 또 나왔다"며 오 후보를 비판했다. 박 후보를 향해서는 "제어되지 않는 부동산 욕심, 인륜마저 위태롭게 하는 그분의 생각에 두려움이 생길 정도"라고 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로 출발한 TBS는 운영 예산 대부분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는다.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인 '서울시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했지만 여전히 재정은 서울시에 기대고 있다. 2019년 기준 예산 506억원 중 422억원(83%)을 서울시에서 받았고, 재단 출범 후에도 서울시가 전체 예산의 70%가 넘는 400억여원을 출연하고 있다. TBS는 선거 당일인 7일엔 친여 방송인 김어준, 주진우씨 등이 참여하는 개표 방송도 진행한다. 오세훈 후보 캠프 조수진 대변인은 "매년 300억원 넘는 서울시민 세금이 투입되고 있는 '김어준 뉴스공작'은 교통과는 상관없는 정치 공작을 일삼는다"고 했다.

KBS, MBC도 오·박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에 집중하고 있다. KBS는 '오 후보의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입회' 보도 등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셀프 보상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에만 10건이 넘는 기사를 내보냈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오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반면, 국민의힘은 "지속적인 악의적·편향적 보도 행태로 여당의 선거운동원으로 전락했다"며 양승동 KBS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MBC는 국회 조형물 납품, 레스토랑 운영 특혜 등 박 후보 관련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MBC 보도를 근거로 박 후보 측을 고발한 상태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선 자신들이 언론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불만 목소리가 나왔다. 오·박 두 후보 관련 의혹들이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보궐선거가 끝나면 강도 높은 언론 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권 재창출은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황운하 의원은 "이번 선거는 민주당 정권을 뒤집는 것이 묻지 마 목표가 된 언론과의 싸움"이라고 했고, 당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대선에 가면 끔찍해진다. 선거 후 언론 개혁을 위한 입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올해 2월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언론 개혁 6대 법안 추진을 공식화했다.

[그래픽] 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진 및 내용 기고자 :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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