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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축구, 내일부터 올림픽 티켓 사냥

"악연을 끊을 좋은 기회죠."

지소연(30·첼시 위민)은 여자 축구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국가대표로 15년 동안 뛰며 많은 이정표를 남겼다. 2006년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역대 최연소인 15세에 태극 문양을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2010 FIFA U-20(20세 이하) 여자 월드컵(독일) 3위를 했을 땐 실버볼(최우수 선수 2위)과 실버부트(8골, 득점 2위)를 차지했다. 2015 FIFA 캐나다 월드컵 16강을 일궜고, 아시안 게임에선 세 차례 동메달(2010, 2014, 2018년)을 따냈다. A매치(국가대항전) 123번(역대 한국 2위), 통산 58골(역대 1위)이 그동안의 여정을 말해준다.

지난달 ESPN이 선정하는 세계 여자 축구 선수 랭킹 18위에 꼽히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지소연이 한 번도 밟지 못한 무대가 있다.

올림픽이다. 아시아 예선의 벽에 부딪혀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특히 2016 리우올림픽 예선 때는 중국에 0대1로 져 본선행 티켓을 놓쳤다. 한국은 여자 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6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8일과 13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중국과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1차전은 8일 오후 4시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차전은 13일 오후 5시 중국 쑤저우에서 펼쳐진다. TV조선이 1·2차전 모두 독점 생중계한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지소연은 "예전에도 여러번 올림픽 본선행에 도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악연을 끊을 기회가 찾아왔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 대표팀엔 지소연 외에도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한 베테랑들이 여럿이다. 여민지(28·한국수력원자력)는 2010 U-17(17세 이하) FIFA 여자 월드컵(트리니다드 토바고) 우승 멤버였다. 당시 골든볼(최우수선수)과 골든부트(득점왕·8골)를 들어 올렸다.

올해는 '황금 세대'의 마지막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30대 중반이 되는 4년 뒤 올림픽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임선주(31·현대제철)는 "(지)소연이와 '올림픽은 나가고 은퇴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마음가짐이 남다르다"고 했다. 주장 김혜리(31·현대제철)는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인데, 이번에야말로 본선 무대에 가고 싶다"고 했다.

한국의 FIFA 랭킹(18위)은 중국(15위)보다 세 계단 낮다. 중국은 강한 체력과 조직력이 강점이다. 작년 최종 예선 3경기에서 팀 전체 득점 12골 중 6골을 합작한 공격수 왕샨샨(31)과 미드필더 탕자리(26)가 중심이다. 중국은 역대 올림픽에 5번 출전해 은메달 1회(1996), 8강에 3번(2000, 2008, 2016) 오른 전통의 강호다.

한국은 유럽파 미드필더 지소연과 조소현(33·토트넘 위민)의 볼 배급, 공격수 추효주(21·수원도시공사)와 강채림(23·현대제철) 등의 스피드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갈 전망이다.

벨 감독은 "중국은 체력적으로 강하다. 몸싸움도 거칠게 할 것으로 본다"면서 "영리한 플레이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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