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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프로 바탕, 파생된 예능… '미스트롯2' 톱7 모여 '내딸하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건 요즘 예능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인기 프로그램이 종영했어도, 그 출연진 일부가 어느 새 '헤쳐 모여' 한 뒤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내밀기 때문이다. 일명 '스핀오프' 예능. 기존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된 프로그램을 말한다.

최근 봄 단장한 새 예능 프로그램 상당수가 이러한 '스핀오프' 형태를 띠고 있다. TV조선 인기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 2'의 톱7이 출연하는 '내 딸 하자'가 지난 2일 첫선을 보이며 10%의 시청률로 긍정적인 신호탄을 쐈다. 톱7의 일상을 소개하면서 신청자와의 영상 통화 등을 통해 노래로 효도하자는 취지다. 같은 2일엔 JTBC 인기 오디션인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톱3 출신이 출연하는 예능 '유명가수전'이 시청자를 처음 만났다. 이제 막 이름을 알린 '무명가수전' 출신들이 레전드와 만나 노래를 함께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앞선 지난 3월 31일엔 KBS2 '트롯매직유랑단'이 전파를 탔다. 역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인 KBS2 '트롯전국체전' 톱8 등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 시청률은 TV조선의 승. '트롯매직유랑단'(수)은 4.1%, '유명가수전'(금)은 3.4%, '내 딸 하자'(금)는 10%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스핀오프 예능은 유튜브에서 시작했다. 공중파에서 선보이기 부담스러웠던 B급 예능이 많았기 때문이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의 여성 회원인 박나래, 한혜진, 화사가 자신의 '부캐(부캐릭터)'로 나선 스핀오프 예능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여은파'가 대표적이다. 오디션 스타가 등장하는 예능 바람은 TV조선이 먼저 일으켰다. '미스트롯'의 초대 진(眞) 송가인이 등장한 '뽕 따러 가세', 시청률 35.7%라는 역사를 쓴 '미스터트롯' 톱6가 출연하는 '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학당' 등이 높은 인기를 누렸다. 코로나 위기와 맞물려 대면 콘서트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가수들과 시청자들이 만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TV였다. 새로운 얼굴을 발굴한 뒤 스타로 키우는 '인큐베이팅' 기능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했다. 스타에 목마른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움직였고 시청률 역시 보장됐다. 이를 확인한 mbn에서 '보이스트롯'을 론칭한 이후 '사랑의 콜센타'처럼 보이스트롯 출연진이 등장한 '트롯파이터'를 스핀오프 예능으로 선보였다.

올 들어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강해졌다. 공중파까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이더니, 스핀오프 예능 역시 따라 선보였다. 방송국에선 자신들이 발굴한 스타를 내세워 시청률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고, 출연진 역시 인지도를 쌓다 보면 광고 시장에서 '몸값' 경쟁에 유리해진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유명 스타와 광고 계약을 한 뒤 가장 난감한 것이 스타들이 드라마 등 작품 활동이 없는 경우"라면서 "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게 되면 당연히 광고 시장에서 지명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디션 예능 외에도 MBC '구해줘! 홈즈'의 스핀오프인 '바꿔줘! 홈즈'가 지난 3일 첫선을 보였고, 박세리·남현희·곽민정 등이 출연한 티캐스트 E채널 인기 예능 프로그램 '노는 언니'는 오는 5월 스핀오프 예능인 '노는 브로(bro)'를 새롭게 선보인다. 스핀오프 예능이 다양한 방식의 창의력을 실험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캐릭터 소비와 완성도 저하를 가져온다는 우려도 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스핀오프가 대세가 되면서 방송가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왔지만, 새롭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보여주기보다는 기존 것을 우려먹는다는 느낌으로 상상력의 한계라는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

☞스핀오프(spin-off)

파생작 혹은 번외작. 큰 틀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 줄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영화 '슈퍼맨' 시리즈로부터 '슈퍼걸'이 나온 것도 한 예다. 영화·만화·게임 등에 이어 요즘은 TV 예능 프로그램으로 확대됐다.

[그래픽] 스핀오프 예능 뭐가 있나